"납치범들 수류탄 던졌다"…페루서 한인 사업가 구출, 긴박했던 순간

[the300](종합) 한국인 24일 피랍됐다가 극적 구조

외교부가 26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페루 수도 리마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현지 경찰에 구조됐다"고 밝혔다. / 그래픽=뉴시스

페루 수도 리마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현지 경찰에 구조됐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사업가 A씨는 지난 24일 페루 수도인 리마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하루 만인 25일 현지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

외교부는 A씨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페루 경찰이 현재 신변 보호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총 3명으로 범죄 조직인 '로스 차모스 델 나란할'(Los Chamos del Naranjal) 소속 베네수엘라 국적자들로 파악됐다.

페루 경찰 관계자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마 북부 지역을 순찰하던 중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며 "경찰을 보고 도주하는 차량을 즉시 추격했다"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A씨를 차량에 태운 채로 수류탄을 던지며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 라 레푸블리카 등이 보도했다. 납치범들은 현지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였다고 한다.

현지에서 상당 기간 사업을 해온 A씨는 지난 24일 새벽 리마에서 지인과 헤어진 후 피랍됐다. 당일 A씨 휴대전화를 괴한이 받자 A씨의 가족은 납치를 의심하고 현지 경찰과 페루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했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현지 경찰 수사 협조 요청, 가족 연락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주페루대사관은 "범죄 조직들이 주로 활동하는 리마 북부 지역에서 납치 발생 건수가 높다"며 "페루에 체류하거나 여행할 경우 개인 신변 안전에 유의하고 치안 불안 지역은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페루는 중남미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국가였지만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경제 사정 악화 등으로 범죄율이 높아졌다. 페루 내무부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페루 전체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은 4060건으로 2020년(1698건)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납치 사건은 수도 리마와 북서부 '라 리베르타드'(La Libertad)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