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현대제철, 뉴 테크로 승부
현대제철이 철강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와 연구 개발에 나서 주목받는다.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위해 동종업계 경쟁사 세아제강과 협력해 해상풍력용 탄소저감 후판 공동평가에 성공하고, 철골조 아파트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및 선재 제품 '노르웨이 EPD' 인증 획득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항복강도 355MPa급 해상풍력용 후판을 생산하고, 국내 강관업계 선두주자인 세아제강이 강관으로 가공해 조관평가를 진행했다. 기존 고로재 제품과 동등한 품질을 갖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 시험생산 및 조관평가에 성공한 탄소저감 후판은 직접환원철(DRI) 및 철스크랩(고철)을 원료로 전기로에서 만든 쇳물과 고로에서 만든 쇳물을 혼합해 만들었다.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크게 저감됐다. 현대제철 자체 기준으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산정한 결과 2021년 생산한 후판 대비 약 12%의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나타났다.
해상풍력발전 시장에서 탄소저감 제품의 적용 요구가 증가는 상황 속에 소재공급사와 제작사간 협업을 통해 탄소저감 소재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넓혔다데 의미가 크다. 현대제철은 탄소 배출량을 더욱 저감한 후판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철골조 아파트는 기존 철근콘크리트구조(RC구조, Reinforced Concrete) 아파트와 달리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입주자 취향을 반영한 자유로운 평면배치는 물론 향후 리모델링도 용이하다.
지진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뛰어나며 건축물 사용 수명도 길어 재건축에 의한 사회적 손실비용과 건축 폐기물 등 환경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외 2900여개 건설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 우수한 건설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한미글로벌과 함께 철골조 아파트의 장점을 극대화한 아파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빠른 시일 내에 기술개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EPD는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한 환경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해 공개하는 제도다. 소비자들이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산업계 각 분야에서는 생산제품의 환경성적을 산정하고 이를 공개해 제품 환경성을 투명하게 밝히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2019년 이후 철강제품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EPD를 취득해왔으며 국내에서는 판재류부터 건설자재까지 총 16개 제품에 대한 EPD를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선재 제품은 품질 확보를 위해 스크랩을 주원료로 하는 전기로 공정보다 철광석을 용해하는 고로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고로에서 생산한 고순도의 쇳물을 전기로 공정에 혼합해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품질확보와 탄소저감을 동시에 실현해 왔으며, 이번 EPD 인증을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제철은 최근 타이어코드사와 기술 협업을 통해 기존 고로 제품에서 전기로 제품으로 전환한 '저탄소 타이어코드강'도 개발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철강 제품의 탄소정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EU CBAM(탄소국경 조정제도) 및 미국-유럽간 GSSA(글로벌 지속가능 철강협정) 등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EPD 같은 글로벌 환경인증 취득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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