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에 80이 기본"…대학가 원룸촌에도 '얼죽신' 광풍[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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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신축 매물부터 찾는다고 보면 됩니다."
성북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히려 학생들보다 부모들이 높은 가격대의 신축 매물을 요구할 때가 많다"며 "예전에 비해 다자녀 가구도 줄었고, 소득 수준도 높아져 부모들이 돈을 더 내고 좋은 집을 구해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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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 '월세 수요' 몰려..."신축 원룸 상승세 뚜렷"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신축 매물부터 찾는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이곳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 씨는 "지은 지 얼마 안 된 신축 매물들은 가장 먼저 빠져나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대학가 원룸촌에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높은 주거 비용을 감수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려는 'MZ 세대'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주거 만족 기준 높아져…부모의 눈높이도 덩달아 상승
무엇보다 젊은 세대의 주거 만족 기준점이 기성세대보다 높아졌다. 신축 원룸에 살고 있는 대학생 윤 모 씨(22·여)는 "애초에 방을 구할 때 컨디션이 좋은 신축 매물만 고려했다"며 "가격이 부담되더라도 삶의 질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대 부동산 공인중개사 이민규 씨도 "최근 예산을 높게 잡고 신축 원룸을 구하려는 사람이 훨씬 늘었다"고 전했다.
생활비까지 줄이며 신축 원룸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자취생 B 씨는 "지난달 보증금 1000만 원, 월세는 20만 원 정도 더 투자해 신축 원룸으로 이사했다"며 "원래 살던 구축 원룸은 시설도 안 좋고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불편함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모 세대의 높아진 소득 수준과 기준도 대학가 원룸 '얼죽신' 분위기에 기여했다. 성북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히려 학생들보다 부모들이 높은 가격대의 신축 매물을 요구할 때가 많다"며 "예전에 비해 다자녀 가구도 줄었고, 소득 수준도 높아져 부모들이 돈을 더 내고 좋은 집을 구해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50대 윤 모 씨(여) 또한 "자식인데 무엇이든 못 해주겠냐"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방을 구해줬다"고 전했다.
전세사기 여파 '월세 수요' 몰려..."신축 원룸 상승세 뚜렷"
원룸 신축 선호와 맞물려 대학생들의 월세 부담은 가중됐다.
C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김 모 씨는 "이제 신축을 구하려면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은 내야 한다"며 "몇몇 신축 매물들 가격이 먼저 올랐고, 비슷한 인프라의 원룸들도 덩달아 시세가 올라갔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전용 33㎡ 이하 원룸(보증금 1000만 원 기준) 평균 월세는 60만 원, 관리비는 7만 9000원 수준이다.
신축 원룸 매물의 경우 평균보다 월세가 더 높은 편이다. 고려대 인근 준공 3년 이내의 안암동 원룸들은 대부분 보증금 2000만~3000만 원, 월세는 70만~9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원룸 임대인 D 씨는 "신축 월세방의 경우 건축비가 많이 올라갔고 대출 이자도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월세 수요도 증가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불안감에 월세 수요가 더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동대문구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한 110억 원대 전세 사기 사건이 일어나 주변 일대 중개업소가 또 한 번 술렁였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D 씨는 "전세 사기 소식이 계속되는 한 연말까지는 대학가 원룸 전세 매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효선 NH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많이 몰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특히 신축 원룸은 가격을 올려도 거래가 활발해 상승세가 뚜렷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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