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상현 "동성애자 연기요? 뭐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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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희 감독은 장흥수를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배우 김고은이 구재희를 맡기로 한 뒤 장흥수를 연기해줄 배우를 찾아나섰지만 누구도 하겠다는 배우가 없었다.
노상현은 장흥수와 구재희가 함께 다니는 클럽에 실제로 가보고 성소수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기를 준비했다.
장흥수와 유사한 고민을 해봤고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노상현이기에 다른 배우들은 부담스럽고 어려워서 고사했던 장흥수가 그에겐 크게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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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체성 문제로 자꾸 움츠려드는 청춘
1년 간 캐스팅 난항 노상현 흔쾌히 수락
"문제될 게 없었다" 간단명료 답변 내놔
10년 넘게 유학생활 정체성 고민하기도
"나를 나로 인정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언희 감독은 장흥수를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배우 김고은이 구재희를 맡기로 한 뒤 장흥수를 연기해줄 배우를 찾아나섰지만 누구도 하겠다는 배우가 없었다. 동성애자라는 설정, 동성 연인과 스킨십 장면 등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 때 이 감독은 남자 배우를 찾지 못해 영화를 못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때 나타난 배우가 노상현(34)이었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2022)에서 노상현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본 이 감독은 그에게 연락해보기로 했다. 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 감독은 노상현을 화장실 앞까지 쫓아가 꼭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노상현은 그렇게 '대도시의 사랑법'(10월1일 공개)의 남자 주인공 장흥수가 됐다.
노상현에게 가장 궁금한 건 역시 그 선택 과정이었다. 하겠다는 배우가 아무도 없는데 왜 이 인물을 연기하기로 한 것일까. 그 소문이 업계에 퍼지지 않았을리 없을 텐데 말이다. 그의 대답은 심플했다. "크게 문제 될 게 없었어요." 노상현은 동성애자를 연기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도 않았다고 했다. "흥수의 특징(동성애자)보다는 흥수를 이해하는 게 더 중요했을 뿐입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2019년 박상영 작가가 내놓은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다른 사람 눈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로운 연애를 하는 구재희와 성정체성 때문에 자꾸만 움츠려드는 장흥수의 이야기. 영화는 스무살 때 만난 두 아웃사이더가 13년 간 동거하면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노상현은 장흥수를 통해 새내기 대학생의 풋풋함을, 성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사회적 약자의 고민과 고통을, 사랑에 아파하는 청춘을,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취업 준비생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노상현은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김고은과는 딱 맞아떨어지는 호흡으로 캐릭터를 완성한다.
노상현은 장흥수와 구재희가 함께 다니는 클럽에 실제로 가보고 성소수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기를 준비했다. 다만 장흥수를 동성애자라는 특정한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만 여기진 않았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과 비밀이 있는 모든 사람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흥수는 나를 나로서 인정해주는 친구였으면 했어요."
노상현이 장흥수에 적역으로 느껴지는 데는 아무래도 그의 성장 배경이 영향을 줬을 거라고 짐작하게 된다. 노상현은 10대 초반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과 캐나다에서 나온 뒤 한국에 돌아와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지금까지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떄는 더했어요. 그땐 인생의 반 이상을 미국에서 산 상황이었으니까, 내가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혼란이 온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도 끼지 못하고 저기에도 끼지 못하는 그 마음을 알아요. 저도 그런 고민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노상현이 한국인 이민자의 삶을 그린 '파친코'에 캐스팅되고, 이어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오게 된 건 어쩌면 우연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장흥수와 유사한 고민을 해봤고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노상현이기에 다른 배우들은 부담스럽고 어려워서 고사했던 장흥수가 그에겐 크게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 작품을 통해 깨진 제 안의 편견이요? 글쎄요, 그런 건 없었습니다. 원래 편견이 없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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