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위기 직접 챙긴 윤 대통령…"해결해 봅시다, 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출산율 반등의 희망이 보인다며 확실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 등의 지원책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 가정 양립 우수기업 성과 공유'를 주제로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에서 출산율 반등의 희망이 보인다. 어렵게 출산율 반등의 불씨를 살린 만큼 이제 민관이 더 힘을 모아 확실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분기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증가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밖에 혼인 건수 역시 최근 2분기 연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문가들은 출산과 육아가 행복한 경험이 될 때 지금의 인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며 행복하게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일터의 환경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이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이 늘어나면 직원 1인당 매출이 더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결국 기업들의 일·가정 양립 지원이 단순한 비용 지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 큰 성장을 이끄는 투자가 되는 것이다.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정책자금 지원, 입찰사업 우대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국세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인구 위기 극복은 사회 전체가 함께 힘을 모아 인식과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라며 "경제계, 금융계, 학계, 방송계, 종교계가 힘을 모아 만든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가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개별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사례와 대·중소기업들 간의 상생협력 사례가 발표됐다. 이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필요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완전 자율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의 발표 중간에 "집에서 일하거나, 출근해서 일할 때 무슨 일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느냐" 등의 질문을 직접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는 "국민들이, 기업들이 스스로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사례들을 보게 되니 반갑다.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여건을 정부와 국회가 더 잘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에는 "(인구 위기 문제를) 한번 해결해 봅시다, 될 겁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고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인구비상대책회의는 지난해 3월과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 해 두 차례 이상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금융기업 등의 기업주 및 근로자, 경제단체, 금융단체 관계자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대통령실의 성태윤 정책실장,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등이 참석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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