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주5일 근무, 백업기사 없이는 휴식권 보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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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주 5일 근무요? 물류센터에 물량이 아무리 몰리더라도 도움을 요청할 인력이 없으니 새벽에 나와 밤늦게까지 배송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였어요.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다친 몸을 이끌고 울면서 배송을 했던 걸요. 휴가를 간 동안 대신 배송을 해주는 '백업기사' 없이는 택배기사들의 휴식권 보장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경남 창원에서 물류서비스 업체 지엠디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혁(사진) 대표이사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택배업계가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주 5일 근무제'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쿠팡이 주 7일, 24시간 배송 시스템이라 택배기사들도 일주일 내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CLS 택배기사는 백업기사 시스템을 활용해 주 5일은 물론 주 4일 배송하고 3일 쉬는 경우가 많다"며 "물량도 증가 추세이다 보니 기사들이 맡는 지역 범위를 점차 좁히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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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전반 ‘의무 휴일제’ 확산 추세
인력 충원 없으면 격무·수입 감소 우려
쿠팡CLS, 백업기사 활용 ‘두 토끼’ 잡아
배송권역 독점화 관행 고질적인 문제
노선 조정 ‘클렌징’제도 긍정 측면 많아
경남 창원에서 물류서비스 업체 지엠디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혁(사진) 대표이사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택배업계가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주 5일 근무제’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력 충원 없는 주 5일제 도입은 오히려 노동강도를 높이고, 택배기사들의 수입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다수의 택배사들은 한 노선을 한 택배기사가 독점해 배송하기 때문에 휴가를 가거나 몸이 아파도 쉴 수 없는 구조인 탓이다.
한때 전국택배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하며 머리에 띠를 둘렀던 이 대표는 “쉴 틈 없이 팍팍하게 돌아가도록 짜여 있는 택배업계를 조금이나마 바꾸고자 노조에 가입해 투쟁을 벌였지만 독점 노선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근본적 변화는 이룰 수 없다고 느꼈다”며 “백업기사 의무화와 배송권역 효율적 배치가 택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내 택배업계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를 제도화한 CLS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CLS는 타사와 달리 택배영업점이 백업기사를 둬야만 계약을 하고 있다. 그는 “쿠팡이 주 7일, 24시간 배송 시스템이라 택배기사들도 일주일 내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CLS 택배기사는 백업기사 시스템을 활용해 주 5일은 물론 주 4일 배송하고 3일 쉬는 경우가 많다”며 “물량도 증가 추세이다 보니 기사들이 맡는 지역 범위를 점차 좁히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04년 처음 도입된 주 5일 근무제에서 사각지대에 밀려나 있던 택배기사들이 21년 만에 휴식권을 보장받게 됐지만 ‘가짜뉴스’와 불법선동이 퍼지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에 대해 우려도 나타냈다. 앞서 지난달 서울 수서경찰서는 “CLS가 ‘클렌징제도’를 이용해 영업점과 계약을 맺고 있던 택배기사 17명을 해고했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 간부 4명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클렌징’으로 불리는 ‘적정위탁노선 조정 제도’는 배송기사 부족 등으로 약정 물량을 제대로 배송하지 못할 경우 택배영업점과 CLS가 협의해 적정 배송이 가능하도록 노선을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이 대표는 “배송이 장기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은 배송기사가 부족하다는 신호”라며 “수행률이 떨어졌다고 바로 노선을 조정하는 것도 아니고 영업점이 백업기사 등 배송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뒤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CLS는 해고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히려 적정위탁노선 조정제도가 없다면, 배송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다. 기존 권역을 독점하려는 관행 때문에 택배기사의 과로를 부추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영업점의 정상적인 운영까지도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클렌징 논란에 정치권이 합세해 야간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 “택배기사들의 수입 감소로 휴일에도 일을 찾는 ‘투잡’이 늘어 오히려 과로하는 택배기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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