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젊은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정인지 기자 2024. 9. 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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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지면 아예 올릴 수가 없습니다. 대상 연령을 3년 단위로 하든, 5년 단위로 하든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연령대의 보험료율을 한꺼번에 올리면 결국 젊은 세대가 정부안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게 될 텐데요."

최근 연령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화하는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두고 세대론이 불거지자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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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9일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사진=김선웅

"그렇게 따지면 아예 올릴 수가 없습니다. 대상 연령을 3년 단위로 하든, 5년 단위로 하든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연령대의 보험료율을 한꺼번에 올리면 결국 젊은 세대가 정부안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게 될 텐데요."

최근 연령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화하는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두고 세대론이 불거지자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내야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상향 조정하는 대신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20대 가입자는 1년에 0.25%p(포인트), 30대는 0.33%p, 40대는 0.5%p, 50대는 1%p씩 각각 인상하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1살 차이로 보험료율이 갈리는게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각 세대별 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불리하다"며 "월 소득 300만원을 기준으로 136만~152만원의 보험료 격차가 발생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전부터 나이를 기준으로 개혁을 진행해왔다. 김대중 정부시절인 1998년 1차 개혁 때 국민연금 수급 시작 연령은 국민연금법에 의해 2013년부터 61세를 시작으로 5년마다 1살씩 늦춰졌다. 현재 수급 시작 연령은 63세지만, 2033년에는 65세로 올라간다. 경계선에 있는 1957년생, 1961년생, 1965년생 등은 1년씩 연금 수급이 늦춰지고 있다. 올해 평균 국민연금 급여액이 약 월 6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씩 늦어질 때마다 720만원을 덜 받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개혁이 단행됐다.

나이 경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 연령의 보험료율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도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젊은 세대가 내야 하는 돈이 올라가는 방향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안대로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변동)과 기금 운용수익률을 1%P 상향하더라도 국민연금은 2072년 고갈이 예상된다.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이후 세대의 총 보험료율이 한차례 더 오르거나 국비가 투입돼야 하는데, 이 역시 미래세대가 내야 하는 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차등 보험료율을 적용해 당장은 적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20대들에게 여전히 불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중장년층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매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로 매년 약 80만명이 국민연금 의무 가입연령인 60세를 벗어나고 있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당장 3년 뒤인 2027년부터는 보험료 수입이 급여 지출을 밑돌아 국민연금은 배당·이자 등의 수익을 재투자 하지 못하고 보험료 지급에 사용해야 한다. 반면 장기간 돈을 내야 하는 20세는 50만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10세는 43만명, 0세는 23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말 젊은 세대를 위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실용적인 국민연금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정인지 정책사회부 차장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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