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대형견 세 마리 ‘발칵’…“이웃들이 ‘무섭다’ 자꾸 민원”[권준영의 집이슈]

권준영 2024. 9. 26.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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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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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인해 키우던 반려견이 시골로 강제로 보내지게 됐다는 사연을 두고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해당 아파트 1층 주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문제가 된 견주와 반려견들이 소음문제 등 큰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26일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애는 "이웃들 민원에 진도 강아지 두 마리를 시골로 보낸다네요"라는 제하의 글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3시 36분 기준, 8만2557 조회수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가 된 아파트 1층 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저는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주민이고 저희 옆집에서 강아지를 세 마리를 키우신다"며 "많은 견주들 봤지만 이분들처럼 매너 좋게 키우는 분들 못 봤다. 진돗개 두 마리와 시베리안 허스키 한 마리"라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짖는 것도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줄 짧게 매서 산책 다니시고 개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만 해도 목줄 끌어서 앞만 보고 가게끔 항상 피해 안 주려고 노력하시는 견주분"이라면서 "근데 민원이 너무 많아서 진도 두 마리를 시골에다 보낸다고 한다. 허스키는 나이가 많아서 차마 보내지 못한다고 한다. 진도 강아지들은 3~4살"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두고 제가) '무슨 민원이 들어온 거냐' 물으니 '개들이 무섭다', '너무 크다(?)', '깜짝 깜짝 놀란다' 등 이런 것들이라고 한다. 개들이 피해를 줘서 생긴 민원이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 의한 민원들…"이라며 "근데 민원 넣은 사람이 아무래도 소형견 견주들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두어달 전에 소형견 키우는 집이 3층에 이사 왔는데 옆집 강아지들만 보면 그렇게 짖어서 그분이랑 트러블이 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민원이 갑자기 많아졌다고 한다"며 "아파트 톡방에서도 옆집 강아지들 말이 나왔었다고 한다"고 최근 있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옆집 개들은 진짜 안 짖는다. 1층이라 엘리베이터 이용할 일도 없다. 산책 나갈 때 마주치면 좀 불편했던가 본데 그렇다고 아무 피해도 안 주는데 무섭다고 자꾸 민원 넣고 하니 견주분도 스트레스 받으셨나보다"라며 "아파트 관리실에서 '개를 산책 안 시키면 안 되냐고' 했다고 한다. 참나…말인지 방구인지"라고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끝으로 A씨는 "입양 보낼 데도 없다고 한다. 그냥 묶어서 키우는 시골행 당첨인 듯하다. 이렇게 매너 좋은 개들이 왜 시골에 가야 하나. 그놈의 민원을 왜 애꿎은 데다 넣는 건지…"라면서 "하. 아무것도 모르고 주인이랑 살다가 갑자기 시골이라니…참 너무하네요ㅠㅠ"라고 거듭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끔 보면 소형견들이 더 X랄 맞은데", "앞으로 소형견 집들에 대해서 민원 넣으세요. 너무 짖고 그래서 무섭다. 시끄럽다", "솔직히 저처럼 강아지 무서워하는 사람한테는 소형견이든 대형견이든 매 한가지다. 다 무섭고 다 왜 아파트에서 키우는지 이해 안 가지만 내가 이해가 안 간다고 해서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와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 저 견주처럼 매너 좋고 줄 잘 잡으면 이해할 수 있다", "사람 없는 시간에 산책하면 되는 거 아님? 대형견 견주들 대부분 그렇던데? 산책 시간을 바꾸면 되는 거 가지고 갑자기 시골로 보낸다 하니 뭔가 이상한데. 나 같으면 절대 못 보내지. 내가 힘들더라도 산책 시간을 바꾸겠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불꽃 튀는 찬반논쟁이 불거진 댓글도 더러 있었다. "아파트에서 대형견 허스키랑 중형견 진도 두 마리를 키운다고? 그거 학대야. 인간아. 무슨 아파트에서 그런 개들을 키우냐. 작은 견종의 개를 키우던가…대형견 키우고 싶으면 주택에서 살아야지. 그리고 도심지에서 키우는 것도 대형견들한테 좋을 거 하나도 없다", "아파트에서 대형견 세 마리면 민원이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데요? 꼭 직접적으로 피해를 줘야만 민원을 넣을 수 있는 건 아니죠…잠정적인 피해 유발 가능성을 보고 미리 예방 차원으로 민원을 넣었을 수도 있죠" 등의 내용이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의 15.0%에 달하는 수치다. 사실상 반려동물과의 공존이 일상화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일부 아파트에서 단지 내 반려견 산책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입주민들의 갈등으로 번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층견(犬)소음, 목줄 미착용, 악취, 개물림 등 반려동물로 인한 분쟁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민원은 약 7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차 시장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반응 역시 싸늘하다. 벽지·바닥재 등의 훼손과 냄새 등의 문제로 반려동물을 꺼려하는 집주인이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의 고충이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반려동물을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대인·세입자 간 반려동물 관련 분쟁은 2017년 3건에서 2022년 28건으로 5년간 9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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