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람·SSG 추신수…마지막 한 타자, 한 타석을 준비하는 선수들[스경x현장]
2024년 정규시즌 막바지, 선수 생활 마무리를 준비하는 베테랑들이 있다. 오랜 기간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투수로 활약한 정우람(39·한화)은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한화는 지난 15일 “투수 정우람이 21년간의 화려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은퇴 소식을 전했다.
정우람은 2004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SK(현 SSG)에 입단했고, 2015시즌 종료 후 한화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정우람은 군 복무 기간인 2013, 2014시즌을 제외하고 18시즌 중 15시즌에서 50경기 이상 출전했다.
KBO리그 투수 최다이자, 단일리그 기준 아시아 투수 최다인 1004경기에 등판해 64승47패 145홀드 197세이브 평균자책 3.18의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에서 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한 투수는 정우람과 정대현 삼성 코치, 둘 뿐이다.
정우람은 2023시즌 종료 후 구단의 플레잉코치 제안을 받아들였고, 올시즌 1군 등판 없이 잔류군 투수코치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정우람은 최종전인 29일 대전 NC전을 통해 선수로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지난해 10월16일 대전 롯데전 이후 실전 등판을 하지 않은 그는 ‘최고의 1구’를 던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25일 잠실 LG와 경기 전 “정우람이 한 타자는 꼭 상대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한 타자에게 공을 던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추신수(42·SSG)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한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시애틀,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에서 뛴 16시즌 간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157도루, OPS 0.824의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2021년부터 KBO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2022시즌 SSG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생애 첫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 넣었다. 올해를 은퇴 시즌으로 삼았지만,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77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몸이 편치 않은 데도 타율 0.282, OPS 0.780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자랑했다.
통증을 견디며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치른 추신수는 지난 10일 인천 한화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팀이 5위 싸움을 하는 상황을 고려해 은퇴식을 내년으로 미뤘다. 이숭용 SSG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30일 인천 키움전에서 추신수에게 마지막 타석을 보장할 생각이다.
이 감독은 최근 “(추)신수에게 어떻게든 마지막 홈경기엔 한 타석이라도 나가게 하겠다고 얘기를 했다”며 “신수도 그 한 타석만큼은 준비해보겠다고 한다. 포스트시즌에 가면 고민을 다시 해야겠지만, 일단 마지막 홈경기엔 타석에 나간다”고 전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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