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금융 경쟁력 높여 해외진출 팍팍 민다
반면 해외 건설 시장은 제2의 중동 붐,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해외 생산기지 구축 및 원전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며 건설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 지원을 위한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공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공사는 우리나라 수출 증진을 위해 1992년 7월 설립된 수출신용기관(ECA)으로 해외 수입자로부터의 수출 대금 미회수 위험을 보장해 기업이 안심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및 수주를 원활히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공사는 설립 이후 해외 건설 수주를 위해 약 269조 원의 중장기성 금융을 지원했으며 특히 2023년에는 폴란드 방산 수출에 약 6조 원의 금융을 지원하며 우리 기업이 1차 방산 계약을 따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바 있다. 공사는 이러한 수출 지원 역할을 인정받아 글로벌 수출금융 전문 조사기관인 TXF에서 선정하는 ‘Best ECA상’을 2022년부터 연속 3회 수상하기도 했다.
첨단 분야에 경쟁력 있는 금융 제공
최근 해외 프로젝트 시장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및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으로 해외 프로젝트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공사는 친환경 분야에 대한 지원을 2019년 2조 원에서 2023년 6조7000억 원으로 3배 이상 늘렸으며 최근 5년간 친환경 분야 금융 지원은 19조6000억 원에 달하는 등 해외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에 더해 프로젝트의 구조 또한 단순 수주 방식에서 벗어나 EPC 업체들이 사업주로도 참여하는 고부가가치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고 안정적인 금융 제공이 또 하나의 수주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사는 이를 위해 점차 대형화되는 해외 프로젝트에 공동 지원 협력 체계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앙골라 재무부 등 각국 정부 부처 및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등 다자개발은행(MDB), 타 ECA 등 글로벌 기관들과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재보험을 통한 위험 분산을 통해 지원 여력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통해 딜 메이커 역할의 중심에 있다.
우리 기업 해외 수주 가능성 향상
공사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더 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금융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먼저 방산, 원전 등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전담 조직을 구성해 1대1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출 기업, 발주처, 글로벌 은행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사업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 구조 협의를 통해 적시에 금융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다음으로 우량 발주처에 우리 기업 수주를 조건으로 하는 선제적 금융 제공을 통해 해외 건설을 직접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2019년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에 30억 달러, 2023년 사우디 국부펀드 PIF에 30억 달러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석유가스공사(PVN)와 10억 달러의 선제적 금융 제공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어 향후 베트남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국내 수출 기반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우 기술 유출 문제 등으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마더 팩토리’의 국내 건설 또한 산업 경쟁력 유지 및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지원하는 맞춤형 지원 제도인 수출기반보험을 통해 관련 분야 금융 지원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지금은 반도체, 자동차 등에 우리나라 수출 순위 왕좌를 내줬지만 해외 건설 산업은 과거 중동 붐 당시 우리나라 외화 획득의 1등 공신이었다”며 “우리 건설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과 공사의 금융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2의 ‘해외 건설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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