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궁-신궁-천궁 ‘궁’시리즈 효자 상품… 2030년 30개국 수출 목표”
“무인수상정-드론 무기체계 개발 등… 미래 전장 ‘무인화 시대’ 대비해야
수중서 우주까지 기술 폭 넓어 유리… 정부 주도로 연구소-기업 ‘원팀’ 필요”
24일 서울 송파구 LIG넥스원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신익현 대표는 전날 열린 LIG 글로벌 데이에서 밝힌 수출 대상국 확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LIG넥스원은 현재 11개인 무기 수출국 수를 2030년까지 30개국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 대표는 “비궁, 신궁, 천궁 등 ‘궁(弓)’ 시리즈가 많이 수출됐다”며 “2∼3년 전부터는 방어 무기체계인 천궁 수요가 크게 늘며 수익 창출의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신 대표는 공군사관학교 32기 출신으로 2010년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2013년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처장을 지낸 뒤 2017년 LIG넥스원에 합류했다. 신 대표는 한국 최초 생산 전투기 제공호를 주로 조종한 베테랑 조종사로 전투기 비행시간이 3474시간에 이른다.
● “무인화 시대 대비해 연구개발 강화”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가능성이 큰 대함 유도 미사일 비궁은 다른 경쟁 제품보다 요격 기술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중반 미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업무협약을 맺고 비궁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사태가 벌어져 미국은 국방 예산을 감축했고 개발에서 발을 뺐다. 한국은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개발을 이어갔고 결국 비궁을 최종 개발했다. 신 대표는 “비궁의 경우 표적을 정하면 발사 후 자동으로 추적해 요격하는 미사일”이라며 “미국이 첨단 무기 제작에 공을 들이며 재래식 무기 개발에 손을 놓고 있을 때 만들어졌다”고 했다.
신 대표는 “미래 전장(戰場)은 갈수록 무인화될 것”이라며 “K방산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결국 첨단 무기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LIG넥스원은 무인화 전력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진행 중인 무기체계 포트폴리오만 1000여 개다. 수중부터 우주까지 거의 모든 무기체계에 발을 담그며 영역을 넓힌 결과다. 신 대표는 “LIG넥스원의 기술의 폭은 매우 넓다”며 “무기체계의 무인화 전환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강조했다. 또 “방산 기업 중 드물게 회사 인력 4746명 중 연구개발 인력이 60%를 넘을 만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최근 LIG넥스원이 체계 개발 사업을 맡게 된 무인수상정과 드론 무기체계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무인수상정을 규격화·표준화 형태로 제작했다. 그 결과 기관총 등 화기를 달거나 감시·정찰 장비를 부착하기 쉽다. 최근 사업 수주에 성공한 중형급 무인기 사업도 이런 확장성을 고려해 개발 중이다. 신 대표는 “무인수상정은 무인화 전력화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LIG넥스원의 넓은 사업 영역이 이러한 무인화 무기체계 개발에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 “정부와 기업의 원팀 협업 중요”
신 대표는 첨단 무기 개발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은 기업 한 곳이 담당하기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원(ONE)팀’을 조성해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5세대 전투기 F-22를 개발했을 때처럼 정부가 전자, 레이더, 통신 등 해당 전문 분야 연구소와 기업 등을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신 대표는 K방산에 LIG넥스원의 기여가 적지 않다고 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창립된 1970년부터 금성정밀로 시작해 지금까지 단일 기업으로 인수합병 없이 방산을 영위하는 기업은 LIG넥스원이 유일하다. 신 대표는 “매출 100%를 방산에서 올린다. LIG넥스원이 방산에만 집중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가파른 수출 성장 뒤에는 구본상 LIG 회장의 노력이 컸다고도 했다. 그는 “구 회장이 2013년 인도네시아 해외사무소를 연 뒤 수년간 적자를 거듭할 때 주위의 비난을 버텨 냈다”며 “이후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시도해 지금과 같은 수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구 회장이 직접 중동의 주요 인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수출을 이끌고 있다고도 했다. 5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방한 당시 여러 국내 재벌 총수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 구 회장이 대통령 옆자리를 차지한 일은 유명하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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