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만원 ‘금배추’, 기후변화 따른 식량위기 대책 마련해야

경기일보 2024. 9.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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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에 2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국산 배추는 11월 김장철을 대비해 최대한 비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 배추가 가공∙외식업체 배추 물량을 채워주면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물량에 여유가 생기고,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금사과, 금오이, 금고추, 금배추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소비자들은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에 고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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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농산물도매시장 배추. 연합뉴스

 

배추 한 포기에 2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금(金)추, 금배추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폭우로 배추 작황이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9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포기당 9천537원으로 올랐다.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소매가격은 2만∼2만3천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반 가정에서도 그렇고, 식당 사장들도 폭등한 배추값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김치 없는 밥상을 낼 수도 없으니 걱정이 크다.

정부가 결국 중국산 배추를 들여와 도매시장에 풀기로 했다. 당분간 배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 수급 안정을 위해서다. 국산 배추는 11월 김장철을 대비해 최대한 비축할 방침이다.

중국산 수입 배추는 27일 초도물량 16t을 들여온다. 이후 중국 산지 상황을 보면서 수입 물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건 2010~2012년, 2022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국민 선호도 등을 고려해 주로 김치 제조공장 등 가공·외식업체 중심으로 유통됐다. 이번에 들여오는 배추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 배추가 가공∙외식업체 배추 물량을 채워주면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물량에 여유가 생기고,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폭염과 가뭄, 홍수, 한파, 폭설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다. 기후변화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는 농업이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는 ‘기후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극심한 이상기후 때문에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과 식재료 가격이 오르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금사과, 금오이, 금고추, 금배추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소비자들은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에 고통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재해 및 병해충 증가, 물 부족 등을 유발해 농작물의 생산성 감소와 품질 저하 등을 가져오게 된다. 이는 농산물 수급 불균형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농업이 직면한 문제다. 때문에 매번 다른 나라의 수입 농산물에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온난화에 따른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로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당장 눈앞의 채소값, 과일값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 시스템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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