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인수설' 獨은행 코메르츠방크 대표 조기 교체

민영빈 기자 2024. 9. 2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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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최고경영자(CEO)를 조기 교체했다.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우니크레디트가 코메르츠방크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독일에서 자국 금융 시장에 대한 이탈리아의 영향력 확대 등 논란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대형 펀드운용사 등 주주들 사이에서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 교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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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獨 정치권 신경전 격화
獨 도이체방크 “백기사 안 해”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최고경영자(CEO)를 조기 교체했다.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우니크레디트가 코메르츠방크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독일에서 자국 금융 시장에 대한 이탈리아의 영향력 확대 등 논란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1위 은행 도이체방크는 ‘백기사’로 나설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독일 코메르츠방크 지점. /EPA·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각)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코메르츠방크는 만프레트 크노프 CEO가 이달 30일에 사임하고, 재무최고책임자(CFO) 베티나 오를로프가 CEO를 맡을 예정이다. 대형 펀드운용사 등 주주들 사이에서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 교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노프 CEO도 조기 퇴진에 동의했다는 게 코메르츠방크의 설명이다. 당초 크노프 CEO의 계약기간은 내년 연말까지였다. 특히 신임 CEO가 될 오를로프 CFO는 독일 중소기업이 받아온 대출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메르츠방크가 대표를 조기 교체한 이유는 우니크레디트가 대거 사들인 지분 탓이다. 독일 연방정부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내놓은 지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니크레디트는 지분 21%를 확보해 코메르츠방크의 최대 주주가 된 뒤 최대 29.9%까지 늘리겠다고 유럽중앙은행(ECB)에 승인을 요청했다.

안드레아 오르셀 우니크레디트 CEO는 이와 관련해 “코메르츠방크는 투자 대상일 뿐”이라면서도 “앞으로 나아기 위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으로 독일 정부의 코메르츠방크 지분 비율은 12%까지 떨어졌다. 이에 독일 정부는 우니크레디트가 협의하거나 알리지 않고 ‘몰래’ 지분을 모았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 노동계도 정리 해고를 우려해 인수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양국 정치권도 연일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23일 이탈리아 정부를 향해 “비우호적 공격이자 적대적 인수”라며 “아무런 협력이나 협의 없이 공격적으로 기업 지분을 인수하려는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누군가 이탈리아 기업을 인수하면 유럽 단일시장이라고 하지만, 이탈리아인이 다른 나라에서 같은 걸 사면 더 이상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이탈리아 정부의 국영 항공사 이타(ITA) 지분을 사들여 인수하기로 하고 지난 7월 유럽연합(EU) 승인을 받은 사례를 비꼰 것이다.

백기사(우호적 기업 인수자)로 거론됐던 도이체방크는 인수전(戰)에 뛰어들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임스 폰몰트케 도이체방크 CFO는 전날 금융권 콘퍼런스에서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두 경쟁사 사이의 혼란에서 우리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했다. 독일 정부는 2019년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인수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한다. ECB 감독위원회 위원들이 대체로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독일 정부의 반대가 유럽 통합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위선적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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