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거부권 제한법 추진… 법조계는 “위헌 소지”

김정환 기자 2024. 9. 2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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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소위 회부… 여당은 퇴장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땐 재표결”
국민의힘 추경호(오른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발의한 일명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제한법’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에 회부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이란 이름의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가운데 대통령과 이해관계가 얽힌 경우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채상병·김건희특검법 등 거야가 밀어붙인 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되자 아예 대통령 거부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 김용민(민주당)·황운하(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거부권 제한법’을 안건으로 올렸다. 야당은 거부권 제한법에 ‘본인과 배우자 또는 4촌 이내 혈족·인척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경우 및 공직자의 직무상 이해충돌 방지 의무와 관련되는 경우’에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회피하도록 명시했다. 또 거부권 행사 기준을 ‘법안이 헌법의 내용과 취지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경우’ 등으로 규정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와 여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제418회국회(정기회) 제3차 전체회의 도중 '대통령 재의요구 권한 행사에 관한 특별법' 등 합의되지 않은 안건이 상정됐다며 퇴장한 가운데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의사진행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찬대 위원장. /뉴스1

이에 운영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회의 운영”이라며 반발하며 퇴장했고, 이후 야당은 해당 법안들을 운영위 국회 운영 개선 소위에 회부했다. 이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을 국회가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역대 정권의 대통령 사면권 행사를 두고도 제한해야 한다는 등 논란이 많았지만, 헌법에 규정된 사면권에 대해 국회가 법률로 제한하는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곧바로 재표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같은 과정을 거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역시 재표결에 실패하더라도 일부 조항을 바꿔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즉시 특검법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며 “10월 초쯤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했고, 대통령실은 “반헌법적·위법적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의무이자 책무”라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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