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구를 지킬 때도, 농업을 지킬 때도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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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00년 동안의 변화보다 최근 10년 사이의 변화가 더 클 정도로, 우리는 변화와 그 변화가 불러오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 못지않은 섬세한 움직임, 부드러운 연결 동작, 거기에 거대로봇이 주는 웅장함까지, 인류 기술의 정수가 녹아든 지구방위로봇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던 미래 그 자체였다.
지금의 농업 로봇은 우리가 상상하던, 또는 영화에서 보던 미래 로봇과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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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00년 동안의 변화보다 최근 10년 사이의 변화가 더 클 정도로, 우리는 변화와 그 변화가 불러오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류는 순식간에 전에 없던 새로운 시대에 편입됐다. 많은 산업 분야가 이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첨단기술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은 전문가의 영역에서 일상의 범위까지 확장됐다.
영화에선 인류의 기술과 자본을 탈탈 털어 만든 로봇이 지구를 지킨다. 생김새는 다르나 현실에서도 로봇은 또 다른 의미로 지구를 지키는 중이다. 특히나 농업 분야에서 로봇은 ‘지속 가능한 농업의 실현’을 목표로 꾸준히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 농가 인구가 2022년 217만명에서 2031년 194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농업인 비중은 2019년 54.1%에서 지난해 59.1%로 증가했다. 농촌 인력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부족해진 노동력을 채워줄 로봇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동력 손실을 대체하는 것뿐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더욱 뜨거워진 환경에서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강인함, 초보 농부와는 달리 처음 투입돼도 시행착오 없이 작업을 수행하는 노련함, 농가 고정비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인력 운용비를 줄여주는 검약함까지, 로봇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이미 24시간 일하는 로봇 트랙터부터 사과 따는 드론 로봇, 열매의 숙성도를 판단한 뒤 열매를 따는 로봇까지 세계 곳곳에서 농업 로봇이 현장을 누비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농촌진흥청에서 농약 뿌리는 로봇, 잡초를 제거하는 로봇, 수확물을 운반하는 로봇 등 과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3종을 개발해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수원을 오가는 로봇 삼총사를 보는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지금의 농업 로봇은 우리가 상상하던, 또는 영화에서 보던 미래 로봇과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2020년 엔비디아 연례개발자콘퍼런스(GTC)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이 어메이징했다면, 다음 20년은 공상과학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전, 농업에 로봇이 쓰는 현실이 이렇게 금세 다가오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지금과 같은 관심이라면 20년 후에는 너무도 자연스레 농촌을 활보하는 농업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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