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손 끝에서 다시 피어난…‘제14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정자연 기자 2024. 9. 2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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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나이로 따질 수가 있을까.

'제14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 지난 24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효원의 도시 수원에서 펼쳐지는 어르신들의 문화잔치다.

치매미술치료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수원특례시와 3세대문화사랑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전엔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사생대회 546점, 공모전 92점 등 총 638점의 작품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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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 1관에서 열리는 ‘제14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의 공모전 수상작들. 정자연기자

 

‘청춘’을 나이로 따질 수가 있을까.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열정을 쏟아 부으며 가슴 설레는 꿈을 갖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은 지금 청춘을 살고 있을 테다.

그림에 자신의 세계를 담아내며 새로운 매일을 가꿔나가는 어르신들의 도전의 이야기. ‘제14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 지난 24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효원의 도시 수원에서 펼쳐지는 어르신들의 문화잔치다. 어르신들의 지혜와 오랜 삶의 문화를 그림을 통해 되새기려는 취지가 담겼다.

사생대회 대상작인 정희영씨(85)의 ‘신혼의 단꿈’

치매미술치료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수원특례시와 3세대문화사랑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전엔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사생대회 546점, 공모전 92점 등 총 638점의 작품을 접수했다. 이 중 심사를 통해 121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생대회 대상은 꽃과 열매가 풍성한 나무, 색색의 빛을 내는 태양으로 생의 설렘을 드러낸 정희영씨(85)의 ‘신혼의 단꿈’에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서정희씨(82)의 ‘수양버들과 수원천’이 차지했다.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김선주 作, ‘나와 함께’

삶과 꿈을 예술로 승화시킨 공모전 대상은 김선주씨의 ‘나와 함께’, 최우수상은 장정봉씨의 ‘비상’이 수상했다.

크레파스화가 주류를 이루는 사생대회 작품은 복지관과 경로당, 시설, 몸이 불편해 집에 계시는 홀몸어르신 등 다양한 곳에서 접수됐다.

평생 가족을 먹여 살리고 보살피느라 휘어진 손 끝에 쥐어진 크레파스는 어르신들의 추억과 그리움, 바람을 담아 한 폭의 소박하고 따스한 동화를 그려냈다.

정겹게 그려진 감나무, 돌담을 따라가다 보면 유년시절의 탐스러운 꽃과 같은 청춘의 시절과 일상을 묵묵히 일궈나가는 부모님들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인 장정봉 作, ‘비상’

쉽게 그려진 듯한 선 하나하나에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겼다. 치매 초기증상으로 손에 힘을 주기 힘들어 무지개조차 그리기 어려워했던 한 어르신은 매주 3회씩 7개월간 신현옥 치매미술협회장과 함께 크레파스를 움켜 잡고 연습해 곡선이 유려하고 빛나는 무지개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제출했다. 공모전에 참가한 이들 중 가장 연장자인 김옥연 할머니(97)는 ‘사랑의 나무’ 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전 수상을 통해 마을잔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섯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수원 서호경로당이 ‘경사가 났다’며 이들의 작품을 주변에 전시하고 200여명이 함께하는 동네잔치를 연 것. 동네엔 모처럼 만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고 한다.

대회장인 신현옥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추억은 그림 같고, 추억의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할 때 우리들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며 가치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며 “어르신들의 추억과 사랑과 기쁨이 깃들어 있는 미술을 통해 목적이 없는 삶에서 희망이 있는 삶으로, 또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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