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 핵잠 입항 시각 공개하며 정찰위성 성능 과시…“과장 가능성”
[앵커]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인 버몬트함이 부산에 입항했는데 북한은 이 잠수함의 입항 시간을 분 초 단위까지 공개하면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성능을 과시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안보전문가들은 위성 사진 같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들어서 성능을 과장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모습을 드러낸 미국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 길이 115미터, 배수량 7800톤급으로 2020년 취역한 미 해군의 최신예 공격원잠입니다.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겁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서 북한이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을 두고 미국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전쟁 억제력을 한계 없이 강화하겠단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항공우주정찰소가 '23일 10시 3분 10초'에 버몬트함이 부산에 나타난 걸 포착했다고 공개했습니다.
항공우주정찰소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는데, 북한이 지난해 쏘아 올린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확보한 정찰 정보를 분석하는 기관으로 추정됩니다.
'만리경-1호'는 그동안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거로 평가됐는데, 북한이 이번 담화를 통해 남측의 주요 군사시설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고 에둘러 주장한 겁니다.
다만, 북한이 언론 보도 하루가 지나서야 버몬트함 입항 포착 사실을 공개했고, 위성 사진은 내놓지 못하고 있어 정찰 능력을 과장한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 내에 숨어든 어떤 첩보원에 의한 촬영이거나, 혹은 아니면 기타 국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공개 정보들을 바탕으로 북한이 추정을 해냈거나…."]
아울러, 북한은 핵추진잠수함인 버몬트함을 '전략자산'으로 부르며 핵공격이 가능한 '핵전략잠수함'인 것처럼 호도했는데,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노림수로 풀이됩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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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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