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의 클래식함만 남겼다···10년 만에 돌아온 '미니 쿠퍼S'

이건율 기자 2024. 9.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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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니 쿠퍼S 3-도어 시승기
불필요한 요소 덜어내고 미니의 정수만 남겨
본넷 스쿱·에어덕트 사라지고 간결한 디자인
계기판 없애 트인 시야···가을 드라이브 적합
'고-카트' 모드 주행하면 운전 즐거움 극대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등 첨단 사양 기본 적용
뉴 미니 쿠퍼 S 3-도어의 주행 중 실내 모습. 사진제공=미니코리아
[서울경제]

덜어냄의 미학. 지난 23일 서울~인천 왕복 100㎞ 가량을 달리며 체감한 뉴 미니 쿠퍼S는 한마디로 정의됐다. 뉴 미니 쿠퍼S는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덜어냈다. 남긴 것은 본연의 클래식함이다. 10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만큼 쿠퍼S의 주행성능과 인포테인먼트는 칼을 간 듯 직관적이다. 도로 위에서는 보여주는 힘 있는 주행은 ‘미니’만이 표현할 수 있는 운전의 매력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쿠퍼S의 클래식함은 차량을 마주한 순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정갈해졌다. 기존에 있던 본넷 스쿱은 사라졌고 그릴은 육각형에서 팔각형으로 바뀌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변화했다. 좌우에 있던 에어덕트는 물론 사이드 스커트도 자취를 감췄다. 남은 것은 미니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이다. 둥글고 부드러운 유선형의 차체와 동그란 LED 헤드램프, 3분할의 바디 구조는 매력을 여전히 뽐냈다. 미니의 상징인 영국 국기 ‘유니언 잭’을 형상화한 리어 라이트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차량 내부로 들어서자 쿠퍼S의 미니멀한 매력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우선 운전대 앞 계기판이 사라졌다. 운전을 시작한 초기에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그만큼 운전석 앞 시야가 넓어져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철,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는 드라이브에 적합한 느낌이었다. 계기판 대신에는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차체 중앙에 설치된 직경 240㎜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가시성이 뛰어났다.

뉴 미니 쿠퍼 S 3-도어 외관. 사진제공=미니코리아

쿠퍼S가 강조하는 클래식한 감성은 시동을 걸 때부터 체감할 수 있다. 쿠퍼S는 일반적인 차량처럼 시동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잡고 오른쪽으로 회전시켜야 시동이 걸린다. 전통적인 레이싱 카와 같은 시동 방식이다.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3회 연속 우승한 미니의 레이싱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운전의 재미도 높였다. 한적한 도로에서 가속패달을 밟자 도로의 질감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차체가 낮은 쿠퍼S는 레이싱카를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몸을 진동하게 하는 터보 4기통 엔진과 스텝트로닉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도 압권이다. 쿠퍼S는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6초 만에 가속한다. 급경사와 급커브 구역에서도 쿠퍼S는 지면을 단단히 붙잡은 채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영국 레이서들이 왜 미니 브랜드를 사랑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뉴 미니 쿠퍼 S 3-도어 주행 모습. 사진제공=미니코리아

미니하면 떠오르는 수식어인 ‘고-카트’ 모드로 주행하면 쿠퍼S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카트는 미니가 1960년 대 미국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승한 뒤 마치 카트를 타는 것과 같은 주행감을 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당시 앨리자베스 여왕은 미니의 개발자인 알렉 이시고니스의 공을 기려 그에게 귀족작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실제 고-카트 모드로 주행모드를 변경하니 낮은 무게 중심과 단단한 서스펜션이 느껴졌다. 도로에 밀착해 달리는 쿠퍼S의 주행질감이 온몸에 더욱 강하게 전달됐다.

클래식함과 대조되는 디지털 경험도 쿠퍼S의 독특한 매력을 한층 더한다. 쿠퍼S에는 최신 운영체제인 ‘미니 오퍼레이팅 시스템 9’를 탑재됐다. 이를 통해 티맵 기반의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음은 물론 차량 내 게임 기능과 비디오 스트리밍, 서드파티 앱 등도 사용 가능하다. OLED 디스플레이의 개인화 기능과 애플 카플레이 등 다양한 커넥티드 기능은 운전자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뉴 미니 쿠퍼 S 3-도어에 장착된 OLED 디스플레이. 이건율 기자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사용하면 미래차로 진화하고 있는 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쿠퍼S의 모든 모델에는 전면 충돌 경고 기능, 보행자 경고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이 기본 적용됐다. 아울러 주차 보조 및 후진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와 하이빔 보조 기능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 2-존 자동 공조 장치, 컴포트 액세스, 열선 시트 등의 사양도 모두 제공된다.

아쉬운 부분은 언제나 컴팩트한 쿠퍼S의 내부 공간이다. 다만 물건을 적재할 떄는 뒷좌석을 폴딩해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가솔린 모델인 뉴 미니 쿠퍼S의 가격은 4810만 원 부터다. 페이버드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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