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해전술’ 엄청나네…경기살리기 급한 中, 190조원 이어 57조원 풀었다
올해 성장률 5% 미달 우려에
연일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발표
대출우대금리 인하 이어질 듯
中증시 추가 반등 기대감 고조
일각선 “더 많은 재정 필요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대책 발표 나흘 전인 20일 기준금리(LPR)를 동결하면서 경기 부양보다 ‘은행권 건전성 확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금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이 은행권에서 이탈하고, 자칫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이 18.8%로 역대 최고에 육박하고, 미국발 빅컷(금리 0.5%P인하)으로 침체 징후가 심상치 않자 특단의 조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0일까지만 해도 “7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었던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조작 카드를 꺼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는 수단으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과 함께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정책금리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MLF 금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2022년 2월 2.95%에서 2.85%로 낮췄고, 그 해 9월엔 0.1%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했다. 2023년에도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를 내렸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에 2.30%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전날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에 이어 MLF 금리가 곧바로 인하되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LPR 금리도 0.20~0.2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연내 추가 인하가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은 유동성 공급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난 2월 지준율과 5년물 LPR 금리를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 인하했고, 지난 7월에는 5년물·1년물 LPR 금리를 0.10%씩 낮췄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유동성 공급 여력이 생긴 점을 고려하면 향후 더 많은 유동성이 풀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2020년 초 ‘코로나 쇼크’ 수준까지 빠진 중국 증시가 크게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주식 전략가인 로라 왕은 “이번 조치들은 투자 심리와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줄리어스 베어의 중국 전략가이자 리서치 책임자인 리처드 탕도 “이번 경기 부양책은 평소보다 더 큰 증시 반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번 부양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선전 롱후이 펀드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저우난은 “단기적으로 시장 신뢰를 개선할 수 있지만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시장이 바닥을 찍기 전에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 프리처드 애널리스트는 “올해 성장률 목표(5% 안팎)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해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프랑스의 네틱시스 증권의 선임 경제가 게리 응은 “조처가 조금 늦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선 더 낮은 금리 환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발표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도 이 같은 비관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지난달 실업률도 5.3%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청년(16~24세) 실업률 역시 18.8%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씨티 등은 4%대 후반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FT)는 BoA 분석가를 인용해 “중국의 성장 동력이 2분기와 3분기 꺼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신뢰 저하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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