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일본인 몽땅 '사토' 된다"…선거판 흔든 '부부별성제'
일본의 새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꼽혀왔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정책 하나 때문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부부가 같은 성씨를 쓰는 일본 전통이 싫은 경우에는 성씨를 따로 쓸 수 있게 하자고 했다가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산 겁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부동성제'를 법으로 규정한 나라입니다.
결혼하면 남편이나 아내 어느 한쪽은 성을 바꿔야만 하는데, 대부분 여성이 성을 바꿉니다.
이대로라면 500년 뒤에는 모든 일본인의 성이 사토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생활 상의 불편함도 있습니다.
성을 바꾸면 여권 등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계좌 등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혼 시에는 성이 원래대로 돌아가 원치 않더라도 남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선택적 부부별성제도'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이유입니다.
실제로 부부별성제에 찬성한다는 일본 국민 여론은 60%에 이릅니다.
[히라가/50대 여성 : 성인이 된 아들이 있어서 걔들 생각하면 며느리가 될 사람이 다른 성을 쓰겠다고 해도 저는 찬성해요.]
문제는 고이즈미가 총재로 선출되기 위해선 보수적인 자민당 지지층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부부별성제 찬성 여론은 40%로 뚝 떨어집니다.
[도미오카/70대 남성 : (부부동성제 유지가) 사회구조나 법률이 있기 때문에 혼란이 적으니까 바꾸지 않는 편이 좋은 것 같네요.]
지지를 몰아줘야 할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정작 큰 관심도 없습니다.
[음 잘 모르겠어요.]
[특별히 생각해본 적 없어요.]
[잘 몰라서…]
고이즈미는 자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지지표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당원 지지에선 3위까지 밀려났습니다.
[영상취재 박상용 영상편집 이지혜 영상디자인 신하경 오은솔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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