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이 아동문학가 “외롭고 웅크린 작은 별 찾아... 위로·응원할 것”

정자연 기자 2024. 9. 2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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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문학의 본질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죠. 어렵고 냉혹한 현실이라 해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늘 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책이 그런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올해로 등단 40주년, 대표작 '밤티마을 이야기' 출간 30주년을 맞은 이금이 작가(62)가 지난 24일 오후 7시 화성시 노작홍사용문학관의 산유화극장을 찾아 독자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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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아동문학가 ‘밤티마을 이야기’ 30주년 기념
독자와 만남의 장... 문학관 관통하는 이야기 나눠
“사람에 대한 사랑·연대 청소년 문학으로 전하겠다”
이금이 작가. 작가 제공

 

“어린이∙청소년 문학의 본질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죠. 어렵고 냉혹한 현실이라 해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늘 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책이 그런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올해로 등단 40주년, 대표작 ‘밤티마을 이야기’ 출간 30주년을 맞은 이금이 작가(62)가 지난 24일 오후 7시 화성시 노작홍사용문학관의 산유화극장을 찾아 독자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문학관이 28일까지 개최하는 ‘노작문학축전’ 중 상주작가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이금이 작가의 ‘독자와 함께한 밤티마을 이야기’ 특강에서다.

“지난 15년 동안 작가님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말한 스물일곱 살 여성 팬부터 그의 책을 읽으며 성장 중인 초등학생, 육아를 하며 겪는 새로운 세상을 작가의 책을 통해 더 넓게 품고 있다고 말하는 중장년까지. 문학관의 작은 극장에선 낭독회와 이 작가의 ‘문학관’을 관통하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지난 24일 오후 7시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열린 ‘이금이 작가와의 만남’ 특강에서 이금이 작가(왼쪽)가 독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정자연기자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 ‘영구랑 흑구랑’이 당선되며 등단한 이 작가는 40년간 50여권의 작품을 집필한 한국 아동문학계의 거장이다.

교과서에 실린 ‘너도 하늘말나리야’(1999)는 70만 부가 팔렸고, 대표작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1994)은 꾸준한 개정판 출간으로 30년간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초엔 아동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의 최종 후보 6인에 한국인 최초로 올랐다. 이 작가는 개정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데 대해 “오늘을 사는 작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사회의 문화 감수성만큼 시대를 거스르는 표현과 이야기를 세심하게 살펴 수정하는 것 역시 오늘을 사는 작가의 책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유진과 유진’(2004)에서 ‘남자친구가 손잡자고 하면 어쩌지?’ 하는 부분에 ‘남자는 쉬운 여자를 싫어해’라는 표현을 ‘그건 전적으로 너한테 달렸어’라고 수정하기도 했죠.” 이 작가는 지난 4월 밤티마을의 새 이야기를 기다려 온 독자들을 위해 네 번째 시리즈인 ‘마리네 집’을 출간했다.

이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대’다. 그는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보단, 외롭고 한곳에 웅크리고 있어 잘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 늘 존재하는 작은 별들을 찾아내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티마을’ 시리즈에선 환대 받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들과 어른이 나오고,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유진과 유진’ 등에선 결손가정과 아동 성폭력 등이 등장한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년)에선 한 시대를 살아 낸 선대 여성들의 연대와 사랑을 그려냈다.

그는 희미하지만 단단하게 자신들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또 하나의 작은 별을 찾아내 써내려 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이주한 동포 여성들의 삶이다. 올해 안까지 초고를 완성하고 내년 초께 독자들과 만나겠다고 그는 약속했다.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고 나아가는 세상이 바람직한 사회일 텐데, 동화와 청소년 문학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시민으로 자라나지 않을까요. 제 안의 이야기주머니들을 통해 그런 메시지를 쭉 전하고 싶습니다.” 정자연기자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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