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스름한 감귤? "동남아같아"…기후변화가 바꾼 제주 상황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제주 감귤이 노랗게 물들지 못하고 이렇게 푸르스름합니다. 이게 감귤이 맞나 싶어도 단맛은 충분하다는데,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탓에 푸른 감귤이 앞으로 더 흔해질 걸로 보입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25일) 낮 제주의 감귤밭은 온통 초록입니다.
열매는 이미 따버리고 잎만 남았나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그란 감귤이 매달려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귤색'은 찾기 어렵습니다.
[제주 조천읍 감귤 농가 : 10월 달 되면 꼭지로는 (색이) 돌아야 하는데, 지금 밑으로는 색깔이 전혀 퍼런데. 밀감이 색이 추워야 색이 나거든요.]
30년 넘게 귤 농사지으며 처음 겪는다는 일, 기록적이었던 폭염 탓입니다.
이제 더위가 가셨지만, 색이 들 때까지 안 따고 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제주도 관계자 : 껍질과 알맹이가 떨어져 푸석푸석한 거 있잖아요? 상품 가치가 떨어져버려요.]
제주도는 착색률이 50% 이상일 때만 출하하도록 한 기준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대신 당도 기준은 기존 8브릭스에서 8.5브릭스로 높였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극조생' 품종은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푸릇푸릇하지만 단 맛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올여름 제주 북부에 75일 열대야가 나타날 정도로 더워진 날씨.
[제주 조천읍 감귤 농가 : 동남아시아처럼 청귤을 먹게 되어요. 그런 상황이, 그런 기후가 와버렸어요.]
'푸른 감귤'이 표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화면제공 제주 농수산수급관리센터]
[영상취재 이현일 영상편집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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