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경북 동해안 재선충병 확산…“생태계 위협”
[KBS 대구][앵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감염목이 3배 이상 늘었는데 이대로라면 앞으로 소나무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소나무 군락지, 붉은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니 잎이 노랗게 말라 죽어 있습니다.
산 중턱에도 뿌리를 드러낸 채 힘없이 쓰러진 나무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들입니다.
[송정순/포항 기계면 : "(소나무가) 조금 죽는 게 아니고 전체가 싹 다 죽었어요. 나는 처음에는 여기만 죽은 줄 알았는데 이쪽도 다 죽었어요. 다 죽었으니까 앞으로 소나무가 남아있겠어요?"]
솔수염하늘소 등이 옮기는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가 막혀 소나무가 100% 말라 죽지만 치료제는 없습니다.
지난해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전국적으로 107만 그루로 2년 전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습니다.
특히, 경주와 포항, 영덕 등 경북의 피해가 심각한데 전체 피해목의 44%를 차지합니다.
봄철 고온과 겨울철 가뭄 등 기후변화로 소나무 생육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반면, 재선충병 매개충은 빠르게 증식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이 추세라면 아예 소나무가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침귀/포항환경운동연합 대표 :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산림의 27%,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우위종으로서 마땅히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되는..."]
급속하게 확산하는 재선충병, 소나무 숲을 중심으로 조성된 국내 산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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