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전투기도 ‘꽝’!…2공항 예정지 조류 충돌 위험 8배 이상 높아

강인희 2024. 9. 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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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KBS는 지난해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조건부 통과시켰을 때 이를 검토한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앞으로 있을 환경영향평가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쟁점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은 항공기 운항 안전과 직결된 조류 충돌 부분입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2년 1월, 공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충남 서산 기지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당시 독수리와 충돌하며 착륙 바퀴 3개가 모두 내려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군은 동체 착륙을 결정하고 마찰을 줄이기 위해 특수 거품까지 활주로에 뿌렸습니다.

조종사는 무사했지만, 전투기에 가해진 충격과 경제적 손실은 컸습니다.

20톤 이상의 전투기가 시속 900km로 날며 10kg 독수리와 충돌해 좌측 공기흡입구에 받은 충격량은 30톤이었다고 공군은 분석했습니다.

결국 전투기 수리 비용이 천400여억 원으로 나오자, 운영 2년 만에 조기 퇴역 조치했습니다.

서산 기지엔 최신 조류탐지 레이더와 조종사 레이더 등 특수 장비들이 있었지만 대형 조류인 독수리가 탐지되지 않았습니다.

공군은 기지별로 출몰하는 새의 형태가 달라 산란기 등을 분석하고 활주로 주변 녹지는 다 제거하며 서식지를 없애는데도, 어미새들이 기어코 새끼들을 끌어오는 전혀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내에는 4곳의 철새 도래지 외에 매의 서식지인 두산봉이 포함됐습니다.

위치도 항공기 이착륙 시 이동 경로인 진입표면에 있습니다.

실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의 조류 충돌 위험이 현 제주공항보다 최대 8배 이상 높다고 명시됐습니다.

다만 조류 충돌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위험성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조류 충돌 위험 지역을 조류 종류별로 보다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관리 방안 조사와 연구가 이번 환경영향평가에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명환/세한대 항공정비학과 교수/전 공군 대령 : "활주로 방향하고 철새들이 돌아다니는 경로하고 충분히 만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까.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죠. 그건 심각한 거니까 안전성을 배제한 경제성은 있을 수가 없죠."]

국토부는 국내외 공항에서 조류 충돌 문제가 없는 곳은 없다며, 제주 제2공항은 다른 공항과 다르게 대체 서식지 마련 등 조류 보호와 안전 운항을 위한 대안을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조하연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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