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1시간, 계룡 40분… 대전 '교통의 도시'는 옛말

정민지 기자 2024. 9. 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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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출근길 루틴이 하나 생겼다.

출·퇴근 마다 대전과 계룡·논산을 오가는 시민 40대 정모 씨는 "10분이면 갈 거리를 30-40분 걸려 가고 있다. 고속도로도 병목현상이 극심해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아 방법도 달리 없다"며 "계룡·논산은 축제도 많은데, 축제 시기가 겹치면 교통 지옥이 펼쳐져 답답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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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상습 교통정체 구간에 도로 건설 공사… 시민 불편 가중
우회도로 운영 없고 공사는 지연… 출·퇴근마다 교통지옥 호소
대전 반석역 인근 북유성대로에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 건설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민지 기자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출근길 루틴이 하나 생겼다. 자가용에 시동을 걸자마자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다. 세종 자택에서 대전 직장까지 1시간, 지루한 여정을 함께 할 동반자다. 동시에 길 찾기 어플을 실행한다. 세종-대전을 잇는 단 2개의 경로 중 5분이라도 덜 걸리는 출근길을 찾기 위해서다. 김 씨는 "요즘엔 안 그래도 막히는 도로에 공사까지 하고 있어 교통 지옥"이라고 전했다.

25일 오전 8시 20분쯤 들어선 대전 북유성대로는 김 씨의 말처럼 출근길 차량으로 가득했다. 7㎞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구간에 대전과 세종을 오가는 차들이 몰려 극심한 병목현상을 만들면서다.

서행은 불가피했고 신호가 한 번 걸릴 때마다 차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무리한 꼬리 물기 또는 끼어 들기가 있는 곳엔 경적 소리로 혼란을 더했다.

대전과 세종을 잇는 간선도로가 북유성대로와 구즉세종로 2곳뿐인 탓에, 두 간선도로는 지역 상습 정체구역으로 꼽힌다.

특히 북유성대로는 올 상반기부터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간선급행버스) 연결도로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BRT 전용차로를 만들어 왕복 10차선이 8차선으로 줄어들면서 교통체증이 가중된 셈이다.

BRT 정거장이 신설된 중앙차로를 중심으로 현장에는 안전펜스가 길게 둘러싸여 있었다. 안전펜스 길이 만큼 차들의 행렬도 끝없이 연출됐다.

25일 오전 8시 30분쯤 대전 북유성대로가 출근길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정민지 기자

여기에 우회도로가 없어 교통정체를 고스란히 느껴야 한다는 점은 시민들의 볼멘소리를 키우는 대목이다.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예전엔 막혀도 40-45분 정도였다면, BRT 도로 공사 시작 후 최소 50분 이상 걸리고 있다"며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곳인데, 적어도 공사 기간 동안 우회도로를 운영하거나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등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시의 대전교통빅데이터플랫폼에 따르면 전날 오전 7-9시 기준 북유성대로 중 일부 구간인 외삼네거리 교통량은 1만여 대다. 시가 실시간으로 통행량을 분석하는 206개 교차로에서 20-30번째에 오를 정도로 상위 교통량이다.

대전과 충남 계룡, 논산을 잇는 계백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과 계룡, 논산을 오갈 수 있는 국도가 계백로 1개밖에 없는 데다, 국도 4호선 서대전IC-두계3가 도로 확장 공사가 4년째 이어지면서 만성적인 교통정체 구간으로 올라섰다.

작업 공간이 협소하단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왕복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로를 줄였다가, 교통 혼잡도가 크다는 판단 아래 대전에서 계룡·논산 가는 방향만 차선을 기존 편도 2차선으로 되돌린 상태다.

그럼에도 교통량 분산을 위해 마련된 공사가 지체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출·퇴근 마다 대전과 계룡·논산을 오가는 시민 40대 정모 씨는 "10분이면 갈 거리를 30-40분 걸려 가고 있다. 고속도로도 병목현상이 극심해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아 방법도 달리 없다"며 "계룡·논산은 축제도 많은데, 축제 시기가 겹치면 교통 지옥이 펼쳐져 답답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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