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기회 있었다” “그런 분위기 아냐”… ‘맹탕 만찬’ 뒤끝 공방
“尹에 왜 직접 독대 이야기 안했나”
대통령실, 韓대표 재요청에 격앙
친한계 “韓, 인사말도 못해” 반박
독대 요청 공개 껄끄러운 반응엔
“007작전하나? 쓴소리도 들어야”
유승민·조해진 “안하느니만 못해”
“尹·韓 감정의 골 점점 깊어져” 지적
의료대란,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양측의 깊은 감정의 골만 노출하고 성과 없이 끝나자, 여당에서 “이러다 정부·여당이 끝도 모르게 추락해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가) 만찬장에서 충분히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고, 산책 때도 대통령께 직접 독대도 요청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비공개 회동을 누군가를 통해 공개적으로 요청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개혁으로 의료인은 밤낮 사투를 벌이는데 우리끼리 모여 앉아 웃고 떠들 수 없어 차분한 분위기에서 순방 보고회 하듯 진행한 것인데 그걸 이렇게 비판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언론에 먼저 알려져 대통령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가 만나는 일이 무슨 007 작전(처럼)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만나는 게 무슨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韓, 독대 재요청 응답 묻자 “기다려보시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갖고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남제현 선임기자 |
조해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어제 대통령실 당정 만찬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자리였다”며 “국민에게 실망만 끼치는 이런 의미 없는 식사 이벤트는 앞으로 안 하는 게 더 낫겠다”고 질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요량이었다면 독대에도 응해주고, 독대에 응하지 않았더라도 현안 논의를 하며 가닥이라도 잡아줬어야 한다. 국민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내 갈 길 가겠다는 태도”라며 “한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는데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정치력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김병관·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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