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멍드는 학교…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1.9%→2.1%

교육부 지난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도 감소 효과 미미
2023년 2차 및 올해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올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초·중·고 학생들의 비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도 불구 오히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늘어나면서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5일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2024년 1차 전수조사는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초4-고3 재학생 전체 398만 명을 대상으로, 2023년 2차 표본조사는 지난해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초4·고2 재학생 중 표본 4%(약 19만명)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1차 전수조사에서 '피해응답률'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오른 2.1%로 집계됐다.

지난해 2차 표본조사 때 피해응답률도 1.7%로, 전년 표본조사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피해응답률은 코로나19 이후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면서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 2024년 2.1%로 4년 연속 높아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의 경우 올해 전수조사에서 초등학교 4.2%, 중학교 1.6%, 고등학교 0.5%로, 지난해보다 각각 0.3%포인트, 0.3%포인트, 0.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표본조사 때는 초등학교 3.0%, 중학교 1.2%, 고등학교 0.4%로, 각각 전년도 대비 0.1%포인트, 0.2%포인트, 0.1%포인트 올랐다.

언어폭력이 피해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전수조사에서 언어폭력은 지난해보다 2.3%포인트 높아진 39.4%를 기록했다.

신체폭력 비중은 올해는 하락해 17.3%에서 15.5%로 떨어졌고, 사이버폭력은 6.9%에서 7.4%로 0.5%포인트 높아졌다.

교육계에선 교육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4월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한해 2026학년도부터 모든 대입전형에 조치 사항을 반영하는 등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해 발표한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가 발표하려는 범부처 협업, 학교별 맞춤형 지원과 같은 방안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책들의 나열에 불과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누적된 대책들에 대해, 학교가 사법화돼 학교폭력 사안 처리를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라며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 모든 폭력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정의하고, 학교가 수사기관처럼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를 더 중시한 결과, 학교는 그로 인한 민원이나 소송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대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선 학교가 사법적인 사안 처리가 아닌 관계 회복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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