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피었다 9월에 또”…단풍철에 핀 벚꽃
[앵커]
이제 곧 단풍철인 완연한 가을이 됩니다.
그런데 충주에선 봄꽃이 활짝 피는 이상 개화가 관측됐습니다.
추석 연휴까지 기승을 부린 폭염 탓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보도에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잎이 진 앙상한 가지마다 연분홍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군데군데 맺힌 봉오리들은 꽃 틔울 준비를 합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우리나라 자생종, 산벚나무입니다.
이미 지난 4월 한 차례 폈다 졌던 벚꽃이지만, 다섯 달 만에 다시 피어나는 겁니다.
주민들도 신기해하며, 가을 벚꽃을 연신 카메라에 담습니다.
[전종순/마을 주민 : "이상하지. 절기가 어떻게 되려고 그러나? 사람들이 봄과 가을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왜 얘가 지금 피나?"]
충북 충주의 이 벚나무에서 개화가 시작된 건 추석 연휴 전으로 추정됩니다.
때늦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때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벚꽃의 이상 개화가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앞서 초가을까지 더웠던 2018년과 2020년, 일본과 제주 등 국내 남부 지방에서 가을 벚꽃이 관찰된 적이 있습니다.
가을 태풍이나 비바람이 지나간 뒤 이어진 온화한 날씨나 계속된 무더위 탓에, 벚나무가 꽃을 피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최형순/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 : "고온에 의한 스트레스인 거죠. (나무는) 생리적인 시계를 가지고 있을 텐데요. 가을이면 어느 정도 날씨가 선선해야 하는데 계속적으로 열 피해를 받고 있는 것 아닙니까?"]
2, 3년마다 한 번씩 나타나고 있는 봄꽃의 가을 개화, 기후 위기가 보내는 신호가 아닐지,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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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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