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구 10만' 살맛나는 활력도시 만든다

조정호 기자 2024. 9. 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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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희망이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 나선 부여군
6대 분야 34개 사업에 4조 4525억 투입 정주여건 개선 등 추진
농업·문화관광 양대 축 강화… 경제기반 확충으로 활로 모색
2023 대백제전 장면. 부여군 제공

충청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부여군은 북으로는 청양군, 동으로는 공주시· 논산시, 서로는 보령시, 남으로는 서천군과 접하고 있다. 금강을 사이로 전라북도 익산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백제의 고도(古都)인 부여는 백제금동대향로, 정림사지 오층석탑,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 등 사비 백제의 유구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금강유역을 중심으로 넓은 평야와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대가 펼쳐져 전통적으로 농업이 발달했다. 왕대추·양송이·밤·수박·표고·멜론·토마토 등 7개 품목은 전국 생산량 1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부여군도 인구감소는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인구는 5만 9948명이다. 위태롭게 지켜온 6만 명 인구가 붕괴됐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가 40.6%를 차지할 만큼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지 오래다.

부여군은 위기를 기회 삼아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기반인 농업과 문화관광이라는 양대 축을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이 될 경제기반도 확충해 지방소멸을 탈피하고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생활인구 10만 활력도시 조성을 목표로 정주여건을 개선해 인구감소에 대응하고, 지역에 특화된 새로운 매력을 갖춰 생활인구를 확보하고자 4조 4525억 원 규모의 6대 분야 34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여군 스마트팜 통합지원센터 기공식 모습

◇살기 좋은 스마트농업도시

가속화되는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청년 농부의 유입·육성하기 위해 스마트농업으로의 구조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24.8㏊의 스마트 원예단지를 조성했다. 여기에 전국 최초 ICT 스마트팜 통합관제실을 운영하고, 적극적인 스마트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군의 스마트팜 면적과 농가 수는 충남 대비 각각 40%와 2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군은 전국 최대 스마트농업 혁신도시 구축을 목표로 향후 2027년까지 30㏊ 규모로 면적을 넓힐 계획이다. △스마트팜 통합지원센터 △스마트팜 단지 25㏊ 조성 △스마트농업 인력양성 교육기반 구축 △청년맞춤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 △스마트팜 신축 및 스마트팜 ICT 확산사업 지원 등에 703억 원을 투자한다.

이상기후에 대비하고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접목한 농업 기반시설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원예단지에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한 부여지구 논 범용화 용수공급사업, 반산지구 농촌용수 이용체계 개편 사업 등 가뭄지역 용수공급 사업, 배수개선 등 원예특작지구 항구적 침수피해대책 등 2030년까지 3대 역점사업에 2450억 원이 투입된다.

2023 대백제전 장면. 부여군 제공

◇찾고 싶은 문화관광특화도시

지난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비 감소액에 대한 관광대체 소비규모 분석결과'에 따르면 군의 경우 연간 감소인구 1명의 소비를 대체하려면 숙박 9명과 당일 관광객 34명이 필요하다.

군은 인구감소로 줄어드는 지역소비를 관광소비로 상쇄해 지역경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관광 콘텐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광인프라 확충은 1245억 원 규모다. △부여도심과 연계한 생태관광의 거점, 백마강 국가정원 조성 △백마강 국제무역항을 비롯한 백제마을 복합단지 및 체험마을 △금강의 생태자원을 기반으로 정원산업 활성화를 위한 금강권역 정원문화 확산 플랫폼 구축 △선비정신과 풍류문화 관광루트 조성을 위한 금강누정선유길 조성 △부여형 워케이션 기반 구축을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행형 열기구, 수륙양용버스 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험할 수 있는 아이템과 서동연꽃축제, 백제문화제, 백마강 달빛 야시장, 미디어아트, 문화유산 야행, 123사비공예마을 공예행사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역사문화자원과 신규 관광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관광객 유입과 숙박 연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2023년 7월 4일 항저우 항커테크놀로지 본사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 차오지 항커테크놀로지 회장, 박정현 부여군수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여군 제공

◇일하기 좋은 경제산업도시

군은 지난 2023년 기업 투자유치와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확대를 위한 투자유치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신성장동력이 될 경제기반 강화를 위한 확고한 의지가 담긴 적극적인 행보였다. 전담부서는 7개월 만에 글로벌 이차전지 제조설비 기업인 중국 항커 기업과 5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향후 5년간 1만 5055평 부지에 생산설비시설, 기숙사 건립 등에 직접 투자할 예정이다. 직·간접 101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조 539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된다. 또, 올해 4월에도 ㈜대오와의 43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다. 2027년까지 8400평 부지조성, 공장 신설 투자와 80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군 최초의 일반산업단지 조성도 2026년 말 준공에 맞춰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1061억 원 규모의 14만 98평에 이르는 부여 일반산업단지는 현재 전체면적 대비 88%에 이르는 토지 보상을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중 조성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국가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5월 충남도가 평가하는 기회발전특구 후보지에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신청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은산2산업단지와 부여일반산업단지에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의 이차전지 배후 거점지역 조성을 목적으로 국내외 이차전지 앵커기업 추가 발굴과 연관기업 집적화로 군의 미래 먹거리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산업 생태계 다양화를 위한 앵커시설 구축도 힘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비건레더 소재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에 선정된 것. 이 사업은 정부 주도로 2028년까지 식물성 섬유질을 원료로 활용하는 '비건레더' 연구개발(R&D)로 섬유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목적으로 한다. 130억 원 규모의 바이오센터 조성으로 비건섬유 테스트베드 구축 및 바이오 소재 제품 개발을 통한 신산업 연구거점 마련과 지역 주력산업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 잡고 살고 싶은 부여'

군은 '터 잡고 살고 싶은 부여'를 만들기 위해 지역 정주여건 개선에도 2193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종합타운, 반다비 국민체육센터, 농촌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공간 재구조화를 위한 농촌공간정비사업과 청년 정착을 위한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 해소를 위한 충남형 공동생활홈 조성, 생활권 중심의 농촌공간 재구성을 위한 서부생활권 일반 농산어촌개발, 은산산업단지 근로자 공동기숙사 건립, 근로자 정주활력타운 조성, 전국 최초의 에너지 자립 친환경 마을, 충남형 농촌리브투게더 등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어르신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의료복지플랫폼도 강화한다. 181억 원 규모의 공립 치매전담형 종합요양시설 건립과 장애인[단기+주간] 복합형 보호시설 구축으로 노인·장애인이 기존에 거주하던 곳에서 일상을 지낼 수 있도록 의료·돌봄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어르신과 청년, 육아 등 가족 돌봄을 위한 부여군만의 신규정책도 대거 시행됐다. 주민체감형 복지 정책 발굴과 시행에 주력해 △어르신 임플란트 지원 △12세 남자 청소년 HPV 무료 예방접종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본인부담금 50% 지원 △산후조리(원)비용 지원 △홀몸 어르신 병원동행서비스 △14-18세 청소년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 지원 △청년 기금 조성 등 부여군 여건에 맞는 인구 대응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여군 관계자는 "군민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더하여 새로운 부여군민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부여군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존폐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지자체의 성찰과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지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 대백제전 행사장 모습. 부여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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