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전차에 '국산 심장' 탑재 … 방산 수출길 넓힌다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4. 9. 25. 18: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방산업계가 미국·유럽의 수출 통제 영향권을 벗어나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 효자 품목인 '지상 무기체계' 위주의 핵심 부품 국산화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에 K방산의 무기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핵심 부품의 국산화 없이는 국제 정세에 따라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며 "외국산 부품 의존 문제를 해결해야 중동 방산 시장으로의 진출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부품 연구개발 총력전
美·유럽산 부품에 의존할 땐
수출승인 받아야해 활로 막혀
해외 전시도 자유롭게 못해
K9자주포 엔진 국산화 눈앞
K2전차 변속기 개발도 청신호
중동시장 등 진출 확대 기대
폴란드군에 납품된 현대로템의 K2 GF(Gap Filler) 전차 주포가 불을 뿜고 있다. 현대로템

국내 방산업계가 미국·유럽의 수출 통제 영향권을 벗어나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자적인 수출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다.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을 미국·유럽산에 의존할 경우 수출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승인을 일일이 받아야 한다. 특히 방산업계는 지정학적 이슈와 인권 문제로 빈번히 무기 수출이 막힌 중동 지역 방산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도 노리고 있다.

25일 방위사업청의 '2023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의 방산물자 완성장비 국산화율은 2017년 74.2%에서 2021년 77.2%까지 상승했다. 2022년 이후 국산화율은 아직 통계가 작성되지 않았지만 방산업계에서는 현재 80%를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성장비 국산화율은 방산물자로 지정된 장비의 완제품이나 부품 등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 효자 품목인 '지상 무기체계' 위주의 핵심 부품 국산화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폴란드에만 1000대를 수출하는 데 성공한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세계 9개국에 도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자주포·전차의 심장인 엔진이나 변속기를 독일 MTU사에 의존하는 탓에 수출을 추진할 때 일일이 독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해외 방산전시회에 자주포와 전차의 실물을 전시하는 것도 승인 대상이다. 엔진·변속기의 완전한 국산화 없이는 독자적인 수출 여력을 확보할 수 없는 셈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독일은 특히 과거 유대인과의 관계 때문에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중동 국가들에 대한 무기 수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과거 미국 사례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국산 무기의 중동 수출에 간접적으로 독일의 영향을 받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출 제약을 벗어던질 선두주자로는 K9 자주포가 꼽힌다. 2020년 아랍에미리트와의 K9 자주포 수출 협상이 독일의 대(對)중동 무기 금수 조치로 무산되자 정부는 STX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자동차연구원 등 산학연과 함께 7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K9 엔진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2000년대 K2 전차 개발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완전 국산화를 의미하는 '90% 국산화'를 목표로 잡았다. 2008년 개발이 완료된 K2 전차는 1차 양산 시기인 2010~2015년 국산화율 76.8%를 기록하며 K1A1을 뛰어넘었다. 2014년 2차 양산 때는 핵심 부품인 엔진을 독일 MTU사 제품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 제품으로 바꿔 국산화하면서 국산화율이 83.6%로 확 뛰었다. 2020년 3차 양산 때는 조준경 열상검출기 등을 포함해 국산화율 84.3%를 달성했다.

완전한 수출을 위해 남은 한 발자국은 변속기의 국산화다. 현재 K2 전차에는 독일 렝크사의 변속기가 장착된다. 전차의 심장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의 절반만 국산화가 이뤄졌다. 현재 국내 업체인 SNT 다이내믹스가 K2 전차 국내 4차 양산분에 변속기 탑재를 시도하고 있고 내구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독일산 변속기를 탑재해 자유로운 수출 활동에 제약을 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변속기 국산화가 완료되면 K2 전차의 수출 활로도 현재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동으로의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에 K방산의 무기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핵심 부품의 국산화 없이는 국제 정세에 따라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며 "외국산 부품 의존 문제를 해결해야 중동 방산 시장으로의 진출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최현재 기자 / 박제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