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깊이 없었던 尹-韓 만찬, 민심 너무 모른다

2024. 9. 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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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대통령과 영부인, 당 대표 사이의 불편한 기류는 김 여사의 대(對)국민 사과 등을 두고 꾸준히 감지돼 온 게 사실이다.

대통령과 당 대표의 만남은 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강조해 온 당정일체는 껄끄러운 부분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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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추석 민생대응을 이유로 연기한 지난달 30일 일정을 대신한 자리였다.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남은 정국 현안을 논의하면서 당정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여겨진다. 이날 만남에서도 영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의정갈등 해법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단순한 식사 만남으로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하는 분위기다.

만찬 이후 곳곳에서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탄식이다. 정치적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김 여사의 연휴 전후 행보가 잇따라 구설에 올랐다. 민심을 자극하는 악재가 연타로 터진 꼴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의정갈등은 접점이 보이지 않는 끝 모를 대치 형국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의혹을 허위 사실로, 의정갈등은 개혁의 과정쯤으로 인식하는 반면 당이 느끼는 심각성의 정도는 사뭇 달라 보인다. 상황인식이 서로 다른 까닭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분위기가 가볍지 않다는 얘기다. '빈손'으로 돌아선 만남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라 보면 틀리지 않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이번 당정 만남을 통해 적어도 논의 정도는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속 시원한 '사이다 해법'까지 기대했겠나. 만찬 뒷말이 무성해지면서 당정 관계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이 적지 않다. 대통령과 영부인, 당 대표 사이의 불편한 기류는 김 여사의 대(對)국민 사과 등을 두고 꾸준히 감지돼 온 게 사실이다. 이날 만남 직전에도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대통령실이 거절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도 결국 尹-韓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대표가 만찬 직후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과의 자리를 부탁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대통령과 당 대표의 만남은 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두 달 만에 이뤄졌다. 기대했던 '깊이'는 보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당정 간 화합이라는 의미도 작지 않지만 국정 실패와 민심 이반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강조해 온 당정일체는 껄끄러운 부분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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