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친구 찾아주는 위피, 日 MZ세대에도 통할 것"[스케일업리포트]
'소개팅' 추구 경쟁사와 차별화
로컬서비스로 MZ세대 사로잡아
재이용율 80%···올매출 500억
불건전행위 신고시스템 운영도
여성 고객에 안전·신뢰성 심어
“소셜·데이팅(소셜 디스커버리) 분야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이미 10조 원을 넘어섰고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이 예상됩니다. 위피는 소득 1만 달러가 넘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김봉기(사진) 엔라이즈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일본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배경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21년 설립된 엔라이즈는 동네친구 매칭 서비스 ‘위피’와 건강관리 서비스 ‘콰트’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위피는 2017년 9월 출시됐다. 서비스 초기 '동네 친구 만들기' 콘셉트를 내세워 2030 이용자를 대거 확보했다. 글로벌 기업인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서비스 ‘틴더’가 1대1 소개팅을 기반으로 주름 잡던 시장에서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던 것.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누적 이용자 수가 매년 평균 48% 증가한 결과 현재는 소개팅 앱 분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위피의 성공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틴더 등 기존 업체가 온라인상에서 자유로운 만남을 표방한 반면 위피는 로컬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위피에 가입하면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상대방 프로필이 뜬다. 이들에게 호감을 표시할 수 있고,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한 상대방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마케팅을 펼칠 때도 ‘가볍게 만날 동네 친구를 만들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편하게 만날 이성을 원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여성 사용자들의 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엄격한 모니터링을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위피는 안전·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불건전 이용자 등 행위 신고 시스템을 24시간 운영 중이다. 사내 직원 포함 총 20여 명이 교대로 시스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AI 기술과 필터링 기능을 통해 안전한 대화를 이어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영상이나 이미지 교환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회원가입 단계에서도 위피 지킴이의 심사를 거치도록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노골적인 데이팅 요구에 지친 여성 이용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여성들의 마음을 얻자 자연스럽게 남성 모객이 증가했고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며 “현재도 여성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결과 여성 사용자 비중이 유사 서비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재이용률도 80%가 넘는다”면서 “남녀 사용자 성비는 3대 1을 유지 중이며 매출 역시 국내에서 1위를 기록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매출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라이즈 매출은 2020년 272억원에서 2021년 345억원, 2022년 400억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약 500억 원이 예상된다. 수익성도 탄탄한 편이다. 모바일데이터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소셜앱 수익 순위에서 위피는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와 카카오톡, 틱톡 등 '메가 플랫폼'의 뒤를 이었다. 틴더는 5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앞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일본 아동가정청 등에 따르면 40세 미만 기혼자 4명 중 1명이 데이팅 앱을 통해 배우자를 만났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직장(20.5%)이나 학교(9.9%)를 통해 만난 비율을 이미 넘어섰을 정도”라며 “자체 데이터를 살펴 보니 60대 이상의 중장년층 유저가 예상보다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큰 만큼 틈새 시장만 공략해도 적지 않은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아직 소개팅 앱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결혼정보회사가 다루던 분야에 국한된 측면이 있다”면서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결혼 전 만남과 관련된 영역은 공략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면 대만, 베트남 등도 추가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인도와 대만 등에서 베타 테스트를 해보니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는 넘어서야 데이팅 앱 사용 비율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국가에 우선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등에 대한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데이팅 앱 시장 규모는 81억 달러로 추산된다. 2027년이면 87억 달러(약 10조88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를 기준으로 해도 올해 말까지 3507만달러(약 471억원), 2028년까지 3642만달러(약 489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2028년이면 국내에서 580만명이 데이팅 앱을 이용 중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앞으로 3~5년 내 매출액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이고,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4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외형적 성장과 별개로 '관계와 건강’을 다루는 회사로서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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