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남 출신 대입 상한’ 두자는 한은 총재의 고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강남 출신 학생에 대한 대학 입학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 출신의 대입 상한선을 도입하고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게 독려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강남 3구 출신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의 4%에 불과함에도 서울대 진학생의 12%에 이르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강남 출신 학생에 대한 대학 입학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 총재의 제안에 대한 찬반을 떠나 과열된 입시 경쟁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끼치고 있는 각종 악영향에 대한 문제의식만큼은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
이 총재는 지난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의 사교육 경쟁이 집값과 가계대출을 밀어올리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지역의 인구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과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의 부유한 사람들은 아이들을 여섯살 때부터 입시 준비 학원에 보낸다. 이런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남 출신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과다 입학해 다른 지역 학생들의 기회를 감소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 출신의 대입 상한선을 도입하고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게 독려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이 지난달 낸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서울 출신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 중 16%인데 서울대 진학생 중에는 32%를 차지했다. 특히 강남 3구 출신은 전체 일반고 졸업생의 4%에 불과함에도 서울대 진학생의 12%에 이르렀다. 서울과 비서울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 중 92%는 부모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하는 ‘거주지역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위권대 신입생의 지역 편중은 사교육 환경이 좋은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로의 이주 수요를 촉발해 수도권 인구 집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서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가계대출까지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입시 경쟁의 폐해는 집값 상승뿐만이 아니다.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현상을 심화시킨다. 높은 집값과 교육비용은 저출생의 주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한은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들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하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총재의 제안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한은 쪽의 이런 대안들에 대해선 면밀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입시 과열로 인한 수도권 인구집중과 집값 상승, 사교육비 증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 약화, 저출생 등의 문제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김건희 비판 체코 기사’ 뜨자마자, 한국대사관이 전화기 들었다
- [단독] 부라보콘의 ‘콘’ 바뀌었는데, 왜 공정위가 ‘칼’ 뽑았나
- 이스라엘군 “작전 새 단계 진입”…레바논 지상전 시사
- 이재명 “임종석 ‘두 국가론’ 당 입장 아냐…헌법상 한 영토”
- 아이유·임영웅으로 수십억 번 상암경기장, 잔디엔 고작 2.5억
- 검, ‘김 여사 무혐의’ 질주하다 삐끗…‘윤 대통령 부부 처분’ 답해야
- 류희림 방심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뭉개자…내부고발자 ‘공개 투쟁’
- “의료계, 블랙리스트 피의자를 열사로 둔갑” 응급의학 교수 실명 비판
- 김대중재단, 26일 ‘DJ 동교동 자택’ 재매입 협약 체결
- 검찰, 김건희-이종호 주가조작 수사 개시에 ‘수십차례 연락 기록’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