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불고 어선 뒤집혀도 경찰골프장 몰래 간 해경

제한규정 신설 2년새 121명 적발

해양경찰청이 국가 재난 상황이나 추모 기간에는 골프장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경무관 2명을 포함한 해경 121명이 경찰 골프장을 우회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2022년 마라도 해상 헬기 추락 사고 당시 일부 직원이 골프장을 이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운영하는 골프장 사용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자 이를 피해 2년간 경찰이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옮겨 골프를 즐긴 것이다. 해경은 경찰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외부인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5일 해경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규정이 신설된 뒤 2년간 경무관 2명, 경정 5명, 경감 15명, 경위 29명 등 간부급 51명을 포함한 해경 121명이 이런 방식으로 경찰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기준으로 장성급인 경무관은 일선 지방해양경찰청장급에 해당하는 고위급 간부다. 해경 내 정원은 9명뿐이다.

해경 운영 골프장 이용 제한 기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7~8월 집중호우 및 태풍 대응기간 경찰 운영 골프장을 이용한 해경이 5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난 3월 통영 어선 전복 사고 대응기간 22명 등이었다. 해경이 이들에 대해 별도로 징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