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의 사랑…굿 파트너 되어준 작가님·동료배우들 감사”
- 이혼 전문 변호사로 변신해 열연
- “현직인 최유나 작가 틈틈이 조언
- 캐릭터 잡는데 남지현 씨 큰 도움
- 불륜 남편역 지승현 씨 얄미웠죠
- 아버지께 처음 연기 칭찬 받기도”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배우 장나라가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차도녀 느낌의 이혼 전문 변호사로 변신해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겉으로는 냉철하지만 이면에 따뜻함을 지닌 변호사부터 딸에게 진심을 다하는 엄마 모습까지 다양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의 응원을 받았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과 이혼이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의 차갑고 뜨거운 법정 드라마다. 1회부터 7.8%란 높은 시청률로 시작하더니 최고 시청률 17.7%(7회)를 기록한 후 15.2%로 마무리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컬처라운지에서 만난 장나라는 “일단은 상상했던 것보다도 많이 사랑받아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크다”며 “요즘 행복한 마음으로 잘 쉬고 있다”고 좋은 성적으로 종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이야기가 많아 관심을 많이 주신 것 같다.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이 다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공 행진을 한 이유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굿파트너’는 가정을 해체하는 순간 벌어지는 빅딜과 딜레마를 현실적·직접적으로 담아내며 매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다양한 시선을 지닌 이혼변호사들을 통해 이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리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17년 차 베테랑 이혼전문변호사 차은경 역을 맡은 장나라가 있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과 검은 슈트, 냉소적인 분위기로 변신한 것은 물론, 이혼 사건 변호인에서 당사자가 되는 사건을 통해 큰 진폭의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처음 변호사 역을 맡은 장나라는 “사실 뭔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전에 최유나 작가님이 정말 많이 변호사에 대해 알려 주셨다”고 최 작가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는 최 작가는 수시로 배우들과 만나 변호사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건넸다. 장나라는 촬영하면서도 잘 모르거나 알쏭달쏭한 일이 있으면 수시로 최 작가에게 물을 수 있어 좋았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든든한 지원군 또 한 명은 신입 변호사 한유리 역을 당차게 해내며 성장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준 남지현이다. 장나라는 남지현 덕에 차은경의 대사 톤이나 연기 톤을 제대로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제가 차은경이라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의 중심에는 남지현 씨가 있었다. 처음 대본 리딩을 하는데 남지현 씨가 건강하고 우직한 한유리를 보여줬다. 뿌리가 깊고 단단한 기둥 같은 연기를 하고 있었다. 저렇게 훌륭한 나무가 한가운데 버티고 있으니 나도 저걸 기준으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지현 씨가 연기하는 한유리를 기준으로 차은경은 그와 완전히 반대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참 후배이지만 듬직한 연기를 보여준 남지현에 대해 칭찬과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바람난 남편과 그의 정부 역을 맡아 분노유발자가 된 지승현과 한재이에 대한 상반된 감정도 밝혔다. 장나라는 “지승현 씨가 연기를 너무 잘해 스위트한 목소리에 더 열 받았다. 한재이 씨는 얼굴이 하얗고, 화가 나면 큰 눈이 실제로 빨개져서 진짜 토끼 같았다. 그런데 그 토끼 같은 얼굴로 제 앞에서 자기가 오히려 억울해하니까 얄밉더라. 사실 지승현 씨나 한재이 씨는 원래는 너무 귀여운 사람이다. 둘 다 정말 귀여운데 연기할 때는 얄미웠다”며 두 후배 배우를 감싸안았다.
‘굿파트너’에는 다양한 이혼 사례가 등장하는데, 장나라를 눈물짓게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자가 아닌 아들의 양육권을 획득하려고 노력하는 아버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였다.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겠고, 그 애정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는 에피소드여서 본방을 시청하며 많이 울었다”는 고백과 함께 “원래 잘 안 우는데, 그 에피소드는 배우가 아니라 시청자로서 봤다”고 했다. 또한 “이 드라마를 하며 이혼이야 필요하다면 당연히 할 수 있지만 불륜 같은 것은 진짜 남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일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올해로 결혼 3년 차인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하며 결혼 생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녀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드라마를 하면서 저희 부부 생활까지 이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부러라도 안 했다. 연기할 때의 저와 생활할 때의 저를 완전히 분리해야 연기하기가 수월하다. 저는 완전히 분리하는 데 90%는 성공한 것 같다”며 장난치기 좋아하는 남편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굿파트너’를 통해 아버지인 연극배우 주호성에게서 칭찬받은 사연도 전했다. 장나라는 “아빠가 처음으로 ‘나보다 잘한다’고 얘기해 줘서 그 문자를 캡처했다. 어려서 아빠를 이기는 게 목표였는데, 마흔 살 넘어 아빠가 그렇게 말해주니 사실이 아니더라도 감동적이었다”며 “칭찬에 인색한 아버지의 한마디에 혼자 축배를 들었다”고 감격해했다.
24년 차 배우인 장나라는 배우로서 큰 목표를 가지고 있진 않다. 다만 이번 작품이 더 나은 작품을 할 수 있는 토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그녀는 “제 방향성은 항상 똑같다. 작품이 잘 되거나 호평을 얻어 다음에 조금 더 다른 걸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 어떤 특정한 캐릭터를 딱 하나 정해 놓은 게 아니다.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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