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루게릭병 투병한 박승일 별세…향년 53세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2024. 9.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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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으로 투병하던 농구 선수 출신 박승일 씨가 별세했다.

2m의 거구인 박 씨는 대전고, 연세대를 거쳐 기아농구단에 입단했다.

박 씨는 2014년 글자판을 통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금 루게릭병 환자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려고 그동안 무지 애써왔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기회가 생겼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보다는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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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일희망재단 제공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으로 투병하던 농구 선수 출신 박승일 씨가 별세했다. 향년 53세.

승일희망재단은 25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 박승일 님께서 23년간의 긴 투병 생활을 뒤로하고 소천하셨다”며 “고인의 삶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루게릭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알리고,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과 많은 환우와 가족을 위해 애써주셨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사진 제공 박승일 씨 팬카페
2m의 거구인 박 씨는 대전고, 연세대를 거쳐 기아농구단에 입단했다. 선수로서 활약하다 지도자의 꿈을 안고 1999년 미국 브리검영대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이후 2002년 울산 모비스의 최연소(31세) 코치로 발탁됐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루게릭병 판정을 받았다. 2009년에는 눈으로 작동시키는 마우스를 통해 집필한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책을 펴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서서히 없어져 결국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왜 발병하는지 모르고 치료법도 없다. 전신 마비지만 시각, 청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은 살아있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으로 불린다. 자가호흡이 어려워 목에 구멍을 뚫고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기 때문에 환자는 말도 하지 못한다.

박 씨의 소원은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이었다. 가족들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2014년 글자판을 통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금 루게릭병 환자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려고 그동안 무지 애써왔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기회가 생겼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보다는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가수 션 인스타그램 갈무리
박 씨의 소원인 루게릭 요양병원은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 가수 션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218억 원 규모의 국내 최초 루게릭 요양병원의 외관이 다 올라가고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한다”며 “이제 4개월 후 12월이면 완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4년 전 승일이와 만나 꿈을 꿨고 14년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며 “그동안 응원해주고 함께 희망의 끈을 이어가주신 모든 분들, 루게릭병 환우와 가족분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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