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0명 찌를 것"… 이런 '묻지마 협박글' 이틀에 한번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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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명의 사망자와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서울 신림역,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유사한 범죄를 예고하는 글이 매월 16건꼴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살인 예고 등 테러 관련 정보를 집계하는 민간이 구축한 플랫폼 테러레스에 따르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7월 21일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무려 176건의 흉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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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동안 176건 올라와
성남시 '야탑역 테러' 협박에
경찰특공대 등 120여명 투입
시민 불안·공권력 소모 극심
IP 추적 막아 검거도 어려워
지난해 3명의 사망자와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서울 신림역,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유사한 범죄를 예고하는 글이 매월 16건꼴로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할 뿐 아니라 공권력을 소모시켜 치안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야탑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게시글이 올라온 이튿날인 19일부터 매일 경비 인원 수십 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범행이 예고된 23일 야탑역 일대는 온종일 비상이었다. 경찰과 자율방범대, 해병대전우회 등 120여 명과 장갑차까지 투입돼 집중 순찰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면 현장에 형사기동대 최소 80명이 투입되고 순찰차들은 범행 예고 지역에서 거점 근무를 한다"며 "한 지역에 많은 자원이 투입되면 다른 사건 현장에 출동이 늦어지는 등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 오전 대치동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같은 날 늦은 오후 "드립(장난) 수위 조절을 못했다. 죄송하다"는 해명이 올라왔지만 범행이 예고된 지역의 주민들은 작성자가 검거되기 전까지 검거 여부를 묻고 외출을 자제해야 했다.
지난 7월에는 장애인 시설을 사제 총기로 테러하겠다는 글을 올린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작성자에 대해 서울 강북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같은 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며 테러 예고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올해 살인·테러 예고 글의 단속 건수와 검거 숫자에 대한 경찰의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살인 예고 등 테러 관련 정보를 집계하는 민간이 구축한 플랫폼 테러레스에 따르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7월 21일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무려 176건의 흉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11개월 동안 매달 16건꼴로 올라온 셈이다.
테러 행위를 예고한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도 올린 이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는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온라인 게시글 작성자를 알아내기 위해 통상 작성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특정한 뒤 해당 통신사에 내부 공문을 보내 인적 사항을 파악한다. 하지만 작성자가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하면 국제사법공조 절차까지 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인적 사항을 관리하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경우에도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 온라인 게시글 작성자에 대한 수사 가운데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종결되는 사건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장난 삼아 무분별하게 살인이나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린 작성자에 대한 처벌은 경미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범행 예고 글을 쓰면 확실하고 엄격하게 처벌된다고 인지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런 글이 확산되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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