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中경제, 전기차가 월병 대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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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중국에서도 우리의 추석 명절과 같은 중추절 연휴 기간이 있었다.
당연히 중추절 기간에는 중국 내 월병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월병 판매 감소와 달리 중국 전기차의 세계 시장 수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월병과 전기차는 최근 불안한 중국 경제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대표 품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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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소비·실업률 악화일로
주요국은 대중 무역장벽 높여
열기 식는 中 경제 대비할때
지난주 중국에서도 우리의 추석 명절과 같은 중추절 연휴 기간이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필자는 중국의 중추절 하면 월병이 떠오른다. 둥근 보름달 모양으로 두툼하게 만들어 그 안에 팥이나 견과 등을 넣은 빵과자로, 마치 우리의 송편과 같은 명절 음식이다. 당연히 중추절 기간에는 중국 내 월병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얼마 전 언론 보도를 보니 월병 판매액이 지난해 대비 9%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호텔 요금과 항공기 요금이 비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니,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모양이다.
월병 판매 감소와 달리 중국 전기차의 세계 시장 수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전문기관의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판매 비중이 60%에 달하며, 올 상반기 중국계 브랜드 전기차 판매량만 42만대로 작년에 비해 34%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한국의 중국 전기차 수입액이 1조원을 넘어서 버스·트럭뿐만 아니라 승용차 부문에서 중국산 전기차들이 국내에 대거 수입되고 있다.
월병과 전기차는 최근 불안한 중국 경제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대표 품목인 것 같다. 과연 전기차가 월병을 대신할 수 있을까?
우선,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성장률 5%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에서 예측하고 있는 올해 말 성장률 전망치는 하반기로 갈수록 계속 하향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에서 4.8%로, 골드만삭스는 4.9%에서 4.7%로, 모건스탠리는 4.8%에서 4.6%로 계속 내리고 있다. 이러한 하향 전망치를 방어하기 위해 투자와 소비 측면에서 단기적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으나, 현 경기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로 지난 1년간 최저점으로 지나고 있고, 산업생산 증가율은 4.5%로 마찬가지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점에 달하고 있다. 향후 생산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고정자산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3.4%로 전망치 3.5%를 하회하고 있고, 부동산 투자액도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노동시장도 좋지 않다. 실업률은 전월 대비 5.3%로 상승 중이다.
그러면 수출은 잘되고 있나? 우선, 앞서 언급한 전기차 부문을 보면 중국의 대세계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자 주요 수입국들은 고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현행 25%에서 100%로 관세를 올릴 예정이고, 유럽연합(EU)도 올리려고 하나 중국이 협상을 원하고 있어 EU 회원국 간 내부 조율 중이다. 중국 전기차의 세계 수출 급증은 중국의 제조업 과잉 투자 부작용 및 소비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저가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결과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수출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더욱 자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는 중국의 광물·배터리·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일본도 중국산 고무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 역시 이들 국가에 대한 보복적 관세로 맞대응하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는 대내적으로 생산·소비·투자·부동산·고용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 열기가 식어가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경제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정부는 기존의 대중 통상, 외교, 및 산업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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