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이슈파이터 韓銀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4. 9.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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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최근 저출생, 교육제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에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와 이로 인한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한은은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해 큰 논란이 일었는데 이 총재가 다시 교육과 불평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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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최근 저출생, 교육제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에 머물지 않고 '이슈 파이터'로 나선 한은의 변화에 대해 일각에선 한은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에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와 이로 인한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재는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등학교 출신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극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불평등이 심해지며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한은은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해 큰 논란이 일었는데 이 총재가 다시 교육과 불평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도 중앙은행 수장이 교육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편 경우가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방준비제도를 이끌었던 벤 버냉키 전 의장이 대표적이다. 버냉키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하며, 특히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개선하는 게 미국의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 버냉키의 STEM 교육론이 일정 부분 기여한 셈이다.

버냉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통화정책만으론 경제 성장을 담보할 수 없고, 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한은의 '변신'에 수긍이 간다. 강남·의대 쏠림과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 왜곡, 저출생을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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