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대출 조이기에 `돈맥경화`

김경렬 2024. 9. 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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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기업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인 채권시장은 꽉 막히고 가계 대출은 정부 규제로 어려워졌다.

비율로 따져보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 대기업보다 악화됐다.

한 채권 전문가는 "채권 발행이 줄어든 것은 반기보고서 시즌이라 계절적요인이 있었고 상반기에 너무 많은 채권이 발행되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기업과 가계 돈줄이 마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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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업 주식·회사채 발행
전달보다 62% 감소한 1.7조
가계대출 증가폭 한달새 반쪽
[연합뉴스]

가계와 기업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인 채권시장은 꽉 막히고 가계 대출은 정부 규제로 어려워졌다. 돈맥경화다. 이론상 시중에 통화가 돌지 않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고용과 생산이 감소하는 경기 침체가 심화할 수 있어 기업 밸류업 정책이나 부동산 가격 등 경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기업의 자금 조달은 전달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기업의 주식과 회사채 발행(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제외) 규모는 올해 8월 1조7807억원을 기록, 전달인 7월(4조6899억원) 대비 2조9092억원(62.0%) 축소했다.

비율로 따져보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 대기업보다 악화됐다. 중소기업의 8월 자금조달은 3013억원으로 전달대비 1조209억원(80.1%) 줄었다. 대기업은 8월 1조4794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6996억원(53.5%) 감소했다.

차이는 대형 기업공개(IPO)가 있을 때 불어나는 주식에서 났다. 중소기업은 7월과 8월에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회사채 등급이 낮은데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채권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이 밝힌 신용등급별 무보증 일반회사채 발행현황에 따르면 우량등급인 AAA등급은 한 달 새 2700억원 줄었고, AA등급은 6400억원, A등급 7660억원, BBB등급 2460억원 등 각각 감소했다. 감소 비율로 따져보면 AAA등급 50.9%, AA등급 53.3%, A등급 74.7%, BBB등급 81.8% 등으로 등급이 낮을수록 크게 떨어졌다. 투기 등급으로 꼽히는 BB등급 이하는 7월과 8월에 아예 거래가 없었다.

회사채 역시 담보가 없는 물건은 발행 총량이 반토막 이하로 줄었다. 8월 일반회사채 중 보증건은 아예 없고 무보증 건은 전달 대비 2조원 이상 줄어든 1조1570억원어치 발행됐다. 담보부 회사채는 8월에 2400억원어치 발행됐다. 용도는 모두 운영자금이나 채무상환용이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호주머니가 궁한 건 기업만이 아니다. 가계 역시 대출난이다. 금융위원회의 2단계 스트레스 총원리금부채상환비율(DSR) 정책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압박, 금융사의 대출 조이기 정책이 강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9월 들어 한풀 꺾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9일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늘었다.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의 약 27%다. 한 달로 추산하면 4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생전 처음 갭투자로 집을 매수한 40대 강모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씨는 주택담보대출에 애먹고 있다. 금리가 낮은 곳은 대출이 안되고, 그나마 대출이 가능하다는 곳은 4%가 넘는 금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가 찾아간 곳은 시중은행이다. 이들 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로 잔금 당일 등기인이 바뀌면 대출이 안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채권 전문가는 "채권 발행이 줄어든 것은 반기보고서 시즌이라 계절적요인이 있었고 상반기에 너무 많은 채권이 발행되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기업과 가계 돈줄이 마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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