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영향··· 작년 법인 파산 신청 65% 급증

수원·부산 회생법원 개소 영향도 일부 미쳐
민사사건 3년 만에 증가세···재판 지연 여전

[서울경제]

지난해 법인이 파산을 신청한 건수가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속 고금리 지속과 신규 회생법원 개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5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1657건으로 확인됐다. 2022년 1004건에 비해 약 65% 증가했다. 개인 파산은 4만 1239건으로 2022년(4만 1463건)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 하지만 개인 회생 건수는 12만 1017건으로 전년도 8만 9966건 대비 34.5% 증가했다.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지난해 크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고금리 지속이 꼽힌다.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고금리가 계속 유지되면서 회생보다는 파산을 선택한 회사가 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최근에 아예 회생을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회사 재정 상황이 어려워 파산으로 직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수원과 부산에 각각 회생법원이 개소한 것도 일부 영향이 있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지난해 신규 회생법원 2곳이 출범하면서 파산 신청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민사사건은 전년 대비 8.25% 증가한 457만 6462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민사사건 접수가 증가세를 보인 것은 3년 만이다. 민사사건은 2020년 482만 9616건 이후 2021년 445만 8253건, 2022년 422만 7700건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재판이 지연되는 현상도 지속됐다. 지난해 전국 법원 민사 본안 사건 1심 기준으로 합의 사건은 평균 15.8개월의 처리 기간을 기록했다. 전년 14개월에 비해 1.8개월 증가했다. 5년 전인 2019년 9.9개월과 비교해서는 약 반년 정도 기간이 늘었다.

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