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사기대출’ 혐의 양문석 의원 불구속 기소

양 의원, 딸 사업하는 것처럼 꾸며 대출금 11억 편취 혐의
서초구 소재 아파트 구입·대부업체서 차용한 돈 상환 목적
총선 앞두고 거짓 해명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양문석 의원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사기 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9월25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김형원 부장검사)와 형사4부(이동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의원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사기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양 의원 배우자 A씨와 대출모집인 B씨도 불구속기소했다.

양 의원의 딸이자 '편법 대출'의 채무자인 C씨는 부모의 요청으로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이 참작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양 의원 부부 등은 대학생 자녀 C씨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운전자금 대출금 11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기업운전자금 대출은 사업자의 생산·판매 활동 등에 사용되는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이다.

이들은 대출금을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소명자료를 내야 하자, 6억5200만원 상당의 허위 거래명세서 7장과 허위 거래내역서 2장 등을 위조해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들은 2021년 4월경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구입자금과 대부 업체와 지인들로부터 차용한 돈을 상환할 목적으로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진다.

양 의원은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3월 페이스북에 ▲ 새마을금고 측에서 '딸 명의 사업자 대출'을 먼저 제안했으며 ▲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없으며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인 바 없고 ▲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대출 명목으로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은 이들이 기업운전자금 용도인 것처럼 새마을금고를 속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사용처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검찰은 양 의원이 총선에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게시한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양 의원은 총선 후보자 등록 시 재산을 축소해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초구 아파트 가액을 실거래가인 31억2000만원으로 기재해야 함에도 9억6400만원 낮은 공시가격인 21억56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총선 당시 불법 대출 의혹 보도로 양 의원에 대한 공천 철회 주장이 제기되는 등 당선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선거일을 10여 일 앞두고 허위 해명 글을 게시하고 후보자 등록 시 아파트 재산 가액을 축소 신고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중대 범죄인 당선목적의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월 지역구 정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선거구민에게 권리당원 여부를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 양 의원 선거사무장 D씨도 이날 불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