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빚듯 공들여 욕실용품 만들죠"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4. 9.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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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여러 번 마주치는 기업 제품이 있다.

회사 화장실, 집안 욕실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북극곰 마크가 붙어 있는 세면기와 좌변기 등 국내 욕실 인테리어 1위 기업 대림바스의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대림바스 제천공장에서는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 직원이 욕실용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제품 크기가 600㎜로 일반 좌변기보다 작아 욕실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고, 좌변기 테두리가 없어 청소가 간편하고 물때가 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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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바스 제천공장 가보니
좌변기·세면기 등 40개 품목
1200도 가마서 24시간 구워
늦더위에도 제품생산 땀방울
건설경기 부진·중국산 공세
벽걸이형 비데로 돌파 나서
국내 1위 욕실 인테리어 기업 대림바스의 제천공장에서 한 직원이 세면대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천 박준형 기자

하루에도 여러 번 마주치는 기업 제품이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현대자동차 승용차를 말하는 게 아니다. 회사 화장실, 집안 욕실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북극곰 마크가 붙어 있는 세면기와 좌변기 등 국내 욕실 인테리어 1위 기업 대림바스의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대림바스 제천공장에서는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 직원이 욕실용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10만㎡(약 3만평) 규모의 공장에서는 좌변기, 세면기, 소변기, 비데를 비롯한 40여 개 품목의 욕실용 제품을 한 달에 2만5000개가량 생산한다.

세면기를 만져 보면 도자기와 같은 촉감이 느껴진다. 실제 이곳 위생 도기들은 도자기와 매우 비슷한 과정으로 제작된다.

먼저 전남 신안군 압해도의 돌가루를 비롯해 20여 가지 점토 등을 분쇄해 분말을 만든다. 이후 물과 섞어 흙물과 같은 반죽을 만든 뒤 5~7일 숙성시키고 성형 틀에 넣어 제품별로 모양을 만든다. 모양을 갖춘 각 제품은 평균 3일 정도 건조 시간을 갖는다. 공장 내부 온도가 야간에는 45도 정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기자가 방문했던 날에도 바깥 날씨보다 더 후끈한 느낌이 들었다.

건조가 끝나면 도자기에 유약을 바르듯이 제품에 색을 칠하고 온도가 1210도나 되는 가마에서 24시간 굽는다. 가마라기보다는 100m가 넘는 길이의 터널 같은 모양이며, 옆에 오래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다 구워진 제품은 검사, 포장 등 과정을 거친 뒤 출하된다.

공장을 안내한 임성훈 대림바스 제천공장장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는 평균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주로 대형 건설사에 납품하고, 15% 정도는 인테리어 업체에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에 300~400대가 생산되는 비데는 튀르키예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대림바스가 납품하는 욕실 제품도 이전보다 생산이 줄었다. 또한 저가형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대림바스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벽걸이형 자동 물 내림 일체형 비데'를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름 그대로 TV처럼 벽에 붙이고, 매립 물탱크와 물 내림 버튼 없이 좌변기 고정 프레임만으로 시공이 가능하다.

실제 제품을 시연해 보이던 임 공장장은 "벽 내부에 매립 물탱크가 따로 없이 제품 자체에 내장된 전자식 개폐 장치만으로 물 공급이 가능해 공사비가 19% 정도 절감되고 간편한 교체, 유지·보수 등이 편리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좌변기는 물탱크가 벽에 매립돼 있어 물탱크를 교체하거나 수리 시 벽을 뜯어내야 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

제품 크기가 600㎜로 일반 좌변기보다 작아 욕실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고, 좌변기 테두리가 없어 청소가 간편하고 물때가 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벽걸이형이라 비데 밑 바닥 청소가 쉽다.

인체 감지 센서로 움직임을 파악해 자동으로 수세하는 기능을 갖췄다. 벽에 걸려 있기 때문에 혹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사용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두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임 공장장은 "실험 결과 420㎏ 이상을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답했다.

대림바스는 이 같은 직수 타입 벽걸이형 일체형 비데를 만들기 위해 2021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협소한 욕실에서 사용할 작은 크기의 일체형 비데를 지난해 처음 출시한 이후 최근 벽걸이 타입으로 다시 개발했다. 임 공장장은 "제천공장에서는 이달 말부터 샘플을 만들고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초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천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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