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집값 보도 돋보였으나 … 불안 자극 않도록 주의해야

2024. 9. 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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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7~8월 보도 평가
블랙아웃 위기 지속 보도를
황혜영 주부
럭스멘 엔비디아 버블 기획
심층적 주가 분석 두드러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신문·주간지·월간지 연계해
더 깊이있는 이슈 분석 기대

◆ 매경 독자위원회 ◆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봉욱·황혜영·이미경·강희원·조성진 위원, 황철주 독자위원장. 한주형 기자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달 29일 열렸다. 대학생 강희원 씨와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독자위원장), 주부 황혜영 씨 등 독자위원(가나다순) 6명이 참석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독자위원들은 7~8월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와 매경이코노미, 매경럭스멘 기사에 대해 평가했다.

황혜영 위원

서울을 중심으로 이어진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발 빠르게 전달했다. '8·8 부동산 대책'에 대한 해설기사 역시 정부 발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다만 7월 26일자 A2면 '불붙은 서울 집값…' 기사에서 서울 각 지역의 아파트값 전고점 회복률을 붉은색으로 나타낸 것은 자칫 독자들의 집값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 세심하게 처리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후공습 시리즈 기사를 통해 이번 여름 한반도 폭염을 경고했고, 여러 분야의 협력으로 우리 사회가 7~8월 무더위를 넘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8월 6일자 A23 '살인폭염 덮친 한반도…노인들이 위험하다' 기사도 시의적절했다. 매경이코노미의 '큐텐제국은 왜 무너졌나' 기사는 티몬·위메프 사태를 기존 보도들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후의 동향까지 짚어줬다. 매경럭스멘의 '엔비디아 버블인가 미래인가'는 주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내용이 돋보였다.

봉욱 위원

고금리가 경기와 내수,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연이어 보도됐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실제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금리 인하를 통한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는 장기 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 선도 경제로 가지 못하고 추격 경제에 머무르는 한계 등의 실태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관심도가 높은 전기차 포비아 관련 기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하고 전문가의 진단도 실어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번 이슈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기차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잘 지적해줬다. 정부와 서울시의 대책이 성급하고 단기적이라는 점도 잘 짚어냈지만, 그에 대한 언론의 대안 제시 역할에 있어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미경 위원

탄소 배출권 사용이 탈탄소화를 방해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권이 기업에 일종의 그린워싱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는 기사를 매경이코노미가 다뤘다. ESG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관 중 하나인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서 보고서를 내놓은 상태라 국내 기업들의 관련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매경이코노미가 경각심을 일으켰다는 점은 의미 있지만, 매일경제신문은 이를 다루지 않아 아쉽다.

폭염은 사회적 재난이자 경제 문제다. 매일경제가 폭염 자체의 심각성과 소외계층에 미치는 피해 등을 다뤘지만, 경제적 파급력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내용을 '돈의 이야기'로 자세히 다룬다면 국내 기업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강희원 위원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 현안을 꼬집으면서 그 이유가 공급 부족이라는 점을 상세하게 보도한 것이 좋았다. DSR 규제로는 강남 집값을 못 잡는다는 문제를 정확히 짚어준 것도 유익했다. 다만 거시적으로 보면 서울 부동산 수요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다. 부동산 가격을 내리려면 서울의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런 측면을 다루는 특집기사나 기획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내수 진작 방안으로 부가가치세를 낮추는 방안이 7월 30일자 A3면 기사에서 제시됐는데, 근거와 예상 효과,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메꿀 것인지에 대한 부가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 상속세 인하가 고령층의 자산을 젊은 층으로 이동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됐는데, 부자 감세와 더불어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반발에도 부딪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반대 의견도 소개해줬으면 기사가 더욱 풍부해졌을 것이다.

조성진 위원

경제학자로서 한국은행의 최근 결정에 의문이 생긴다. 기준금리 동결 이유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을 들었는데, 한국은행이 서울 집값을 과도하게 신경 쓴다고 생각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강남 3구의 집값이다. 강남 집값이 오른다고 전체 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집값은 한국은행이 아닌 정부가 신경 써야 할 분야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하면 된다. 이미 물가가 많이 진정된 만큼 금리 인하의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더 늦어지면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 매일경제가 이런 부분에 대해 지금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줄 필요가 있다.

송재용 위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을 공급 측면에서 심층 분석한 기사가 돋보였다. 다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 현황과 전망에 대한 기사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역대급 열대야와 무더위가 지속된 상황에서 기후공습 시리즈틀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과 문제점을 심층 분석한 특집 기사는 내용도 충실하고 시의적절했다. 특히 낮은 농산물 자급률과 블랙아웃 우려 제기는 의미가 깊었으며 추후 지속적인 보도가 필요한 내용으로 판단된다.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가 예측 불허의 접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시나리오별로 예측하는 기사가 나온다면 눈길을 끌 것이다. 4가지 시나리오(해리스 당선-민주당 의회 장악, 해리스 당선-의회 분점, 트럼프 당선-공화당 의회 장악, 트럼프 당선-의회 분점)별로 분석하는 기사가 나오길 바란다.

황철주 위원장

티몬·위메프 사태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규제부터 강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대신, 규제를 신설해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사업가들의 희망을 없애는 것이다. 미래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이런 행태에 대해 매일경제가 제동을 걸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희망과 성장동력은 기술력에서 온다. 매일경제는 기술 개발의 선봉에 서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창간 당시의 사시에도 명시돼 있다. 학자나 기술자가 새로운 기술이나 논문을 발표하면 지면을 과감하게 할애해 보도하는 방안도 고려해달라.

매일경제신문에서 깊이 다루지 못하는 주제나 내용은 주간지인 매경이코노미나 월간지인 매경럭스멘에서 더 깊이 있게 다뤄야 한다. 이때 독자들에게 주간지나 월간지에서 심층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고 안내해주면 좋겠다.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가 연계해 하나의 주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면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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