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막을 수도, 내버려둘 수도 없다" 헤즈볼라 공격에 곤란해진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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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궁지에 몰아넣었다.
올해 11월 미 대선 악재인 '중동 확전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이를 막을 수단이 바이든 정부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11월 대선을 불과 42일 남겨둔 상황에서 이 카드를 꺼냈다가는 유대계 미국인 유권자의 거센 저항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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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눈치에 '군사 지원 중단' 압박도 불가
FT "네타냐후, 바이든에 정치적 승리" 평가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궁지에 몰아넣었다. 올해 11월 미 대선 악재인 '중동 확전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이를 막을 수단이 바이든 정부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이 필요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 확전을 막아야 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에 '바이든 약해서 중동 악화' 빌미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 확전 위기가 올해 미 대선에서 민주당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 18일 헤즈볼라 무선 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 △23, 24일 레바논 공습 등 이스라엘의 긴장 고조 행위를 막지 못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할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에 확전을 막을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군사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강력한 이스라엘 압박 수단이 있지만 '시간'이 문제다. 11월 대선을 불과 42일 남겨둔 상황에서 이 카드를 꺼냈다가는 유대계 미국인 유권자의 거센 저항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층을 잃은 결과 '극단적 친이스라엘 성향'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 본인도 대선을 둘러싼 미국 정치 역학을 십분 활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직 서방 정보 당국자는 FT에 "네타냐후는 중동 긴장 고조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을 어렵게 만들 기회로 여기고 있다"며 "(확전 위협을 통해) 트럼프에게 올해 11월 재선 당선을 도울 '깜짝 선물'을 줄 수 있다면 네타냐후는 기꺼이 그렇게 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FT도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을 상대로 '로프어도프 전략'(Rope-a-Dope·시간을 끌며 상대 힘을 뺀 뒤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헤즈볼라 전면전 비용 치러야 할 것"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노림수에 따른 전쟁 장기화가 자국민들에게 이익이 될지는 미지수다. 극우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 임기 연장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래 파탄 직전에 이른 국가 경제에는 전선 확대가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CNN방송은 "헤즈볼라와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개전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싸우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그에 상응하는 비용도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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