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내년 키워드는 `소확행` 대신 `아보하`…내일보다 오늘”

김미경 2024. 9.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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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축약어) 대신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다.

김 교수는 2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간담회에서 "지지부진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 '현재'의 '자잘한' 움직임에 주목한다"며 내년 뱀띠 해의 소비 키워드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뱀처럼 예민한 감각)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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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
25일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5’ 펴내
내년 `범띠 해` 10대 소비 키워드 발표
지지부진한 경기 정체 속 `오늘`에 집중
옴니보어·토핑경제 현재 지향적 태도 반영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트렌드코리아’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축약어) 대신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꼽은 내년 소비 흐름의 트렌드다. 김 교수는 2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5’ 출간 간담회에서 “지지부진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내일에 대한 기대보다 ‘현재’의 ‘자잘한’ 움직임에 주목한다”며 내년 뱀띠 해의 소비 키워드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뱀처럼 예민한 감각)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사라진 정체의 시대에는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을 지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08년부터 매년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를 펴내며 다가올 한 해 상징하는 띠 동물의 이름을 키워드로 잡아 소비 흐름을 예측해왔다. ‘스네이크 센스’는 10개 키워드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김 교수는 2025년 10대 소비 키워드로 △옴니보어 △아보하 △토핑경제 △페이스테크 △무해력 △그라데이션K △물성매력 △기후감수성 △공진화 전략 △원포인트업을 꼽았다.

그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지금의 답답한 침체가 지속되는 경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며 “이처럼 경기가 지지부진할 때는 작은 것들, 현재 지향적인 태도 등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을 키워드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첫 키워드로 ‘옴니보어’를 꺼냈다. 옴니보어는 원래 잡식성이라는 의미지만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에 따른 소비의 경계가 없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지면서 집단의 차이는 줄고 개개인의 취향이 또렷해지는 ‘옴니보어 소비’가 뜬다는 견해다.

‘아보하’는 그냥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하는 삶의 태도다. 이전에 많이 쓰였던 ‘소확행’이란 개념이 본질을 잃고 과도하게 피로해졌다면, 아보하는 소확행에서 좀 더 나아간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를 테면 소확행이 립스틱을 소비함으로써 보여주는데 치중했다면, 아보하는 고급 치약을 쓰는 나 혼자로 만족해하는 것에 가깝다”며 “행복을 자랑하고 과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토핑 경제’는 현재의 소비 방식을 분석한 말이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아정’과 ‘마라탕’, 신발 ‘크록스’처럼 소비자가 선택권을 갖고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이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이다.

이 외에도 K-문화의 확산으로, 한국적인 것이 희석되는 동시에 확산하는 ‘그라데이션K’을 비롯해 기후 변화를 현존하는 위험으로 받아들이는 ‘기후감수성’, 적과 나를 구분하지 않고 공생과 진화를 모색하는 새 비즈니스 ‘공진화 전략’,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인 ‘원포인트업’ 등을 키워드로 내놨다.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MBTI(성격진단검사) 열풍이 불고 있는 것처럼, 자기계발도 가장 나다운 성장에 집중한다”며 “예전과 같은 전면적인 자기 개조가 아니라 ‘작은’ 목표와 함께 이뤄지는 ‘꾸준한’ 실천이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5 트렌드코리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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