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쓰면서 초과수당은 안 줘”…미 연방노동부, 코웨이USA 소송

코웨이유에스에이 누리집 갈무리

미국 연방노동부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코웨이유에스에이(US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코웨이유에스에이는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임의로 줄이는 ‘임금꺾기’를 통해 공정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방노동부 노동기준국은 24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어 노동자 180여명의 초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코웨이유에스에이를 상대로 연방지방법원 캘리포니아중부지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노동부가 임금체불 등에 대해 조사한 뒤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노동부가 노동자들을 대신해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낸다.

노동기준국 조사결과, 코웨이유에스에이는 정수기 등 가전제품 판매·임대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제품을 차량에 싣고 내리는 시간, 제품을 받기 위해 창고에 오가는 시간, 필수교육 이수시간 등을 근로시간으로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기준국은 “직원들이 점심시간에도 고객 요구 등으로 일했는데도 매일 30분씩 자동으로 점심시간을 공제했다”고 설명했다. 코웨이유에스에이에서 11년째 일하고 있는 박은애(55)씨는 한겨레에 “한 고객의 자택에 방문해 점검하는 경우 1시간치 임금만 지급되고, 이동시간 등에 대한 임금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는 1주 근무시간을 36시간 미만으로 책정하지만, 실제로는 40∼50시간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노동부는 180명이 넘는 직원이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했고, 미지급된 초과근로수당만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미지급된 초과근로수당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액수의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미국 공정근로기준법은 초과근로 관련 규정 위반 때 “(사업주는) 미지급 초과근로 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비롯해 추가로 그와 동일한 금액의 예정손해배상금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다.

연방노동부 노동기준국 로스앤젤레스 사무소 킴치 부이(Kimchi Bui) 디렉터는 “비티에스(BTS) 같은 브랜드 광고모델을 둔 코웨이가 180명 이상의 직원들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고용주는 작업건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적법한 방법으로 모든 근무시간을 반영해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웨이유에스에이는 한국 코웨이 주식회사의 자회사다. 코웨이유에스에이 쪽은 한국 코웨이를 통해 “근무 기록 위조나 초과근로수당 미지급은 사실과 다르다”며 “회사는 직원 본인에게 실제 근무시간 확인 절차를 통해 작성한 근무 기록을 기반으로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노동부와 이견없는 합리적인 초과 근무 수당 기준 마련을 위해 이미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조속한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