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설경구 "식사 장면 초집중 연기…'컷'도 많았죠"

이영재 2024. 9.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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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과 형제 연기…"평소 '형', '동생' 사이라 도움 돼"
'보통의 가족' 주연배우 설경구 [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은 변호사 재완(설경구 분)과 그의 동생인 의사 재규(장동건), 그리고 재완의 아내 지수(수현)와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의 이야기다.

네 사람이 한데 모여 식사하는 장면이 극의 중심에 있다. 고교생 자녀가 뜻하지 않게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게 된 네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지 논의한다. 그러면서 단정한 겉모습에 숨겨진 민낯을 드러낸다.

베테랑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와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을 다져온 수현이지만, 이 장면을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설경구는 '보통의 가족'의 식사 장면에 관해 "다들 바짝 긴장해 '초집중'을 하면서 찍었다"며 "'컷'도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식사 장면에서 네 배우는 대사뿐 아니라 섬세한 표정 연기로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한다. 카메라가 클로즈업으로 포착하는 이들의 얼굴은 때때로 섬뜩한 느낌을 준다.

'보통의 가족'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재완은 잘나가는 변호사다. 법정에서 이기기 위해선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법률가로서 나름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영화 '보통의 가족' [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 중 재완은 자녀 문제에 관해 판단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두고 설경구는 "심경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며 "재완은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판단의 변화로 비치는 것도) 이성적으로 계속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라고 풀이했다.

설경구는 재완이 자신의 실제 성격과 잘 맞았느냐는 질문에는 "난 그렇게 냉정하지 못하다. 차가워 보일 것 같은데, 그렇게 차가운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형제로 나온 설경구와 장동건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설경구는 "평소 '형', '동생' 하면서 지낸 게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대표적인 미남 배우인 장동건과 함께 캐스팅됐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를 회고하면서 "'동건이랑 형제? 사람들이 믿겠어요?'라고 했는데,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형제도 얼굴이 다르지 않나"라며 웃었다.

'보통의 가족'은 어두운 분위기의 스릴러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장면이 꽤 많다. 특히 김희애가 자연스럽게 웃음을 끌어내곤 한다.

지난해 영화 '더 문'에 이어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에서도 김희애와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김희애에 관해 "깐깐해 보이지만, 털털하고 의외로 허술한 면도 있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이다"라고 했다.

영화 '보통의 가족' [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설경구는 캐스팅 제안을 받으면 캐릭터보다는 작품이 재밌는지 꼼꼼하게 따지는 편이지만, '보통의 가족'은 전적으로 허 감독에 대한 신뢰로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보통의 가족'은 누가 감독을 맡느냐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바뀔 것 같았다"며 "허 감독이 모든 작품에서 보여준 섬세함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보통의 가족'은 고학력 상류층의 위선뿐 아니라 한국의 교육 문제도 조명한다. 설경구는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꼭 봤으면 하는 영화"라고 했다.

'보통의 가족'은 당초 다음 달 9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16일로 한 주 미뤄졌다. 지난해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 영화는 다음 달 2일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설경구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은 기억을 떠올리며 "영화의 충격적인 결말에 토론토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2000)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설경구는 '실미도'(2003), '공공의 적'(2002), '그놈 목소리'(2007), '해운대'(2009) 등 흥행작을 잇달아 탄생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56세인 그는 배우로서 어떻게 평가받고 싶냐는 질문엔 "나이를 잘 먹어가고 싶다. 나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지 않나"라며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늘 그렇게 답한다"고 했다.

영화 '보통의 가족'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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