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X 현대차그룹' 콜라보 강화, 이재용·정의선은 왜?
삼성전자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까지 확장키로 한 것은 미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한국 대표 기업간 전략적 협업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이란 기존 산업의 틀에서 탈피, '스마트 라이프'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는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서로의 플랫폼을 연동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에서 차량 시동, 창문 개폐, 전기차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하고, 차에서 집 안의 TV, 에어컨 등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이번에 양측이 맺은 MOU는 스마트폰과 차량, 가전 간 연결을 넘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AI 기반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담긴 '업그레이드 확장판'이다. 헬스케어, 펫케어, 스마트 아파트 솔루션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연동 등 협력 분야가 크게 넓어졌다.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의 전장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을 활용해 SDV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3년 6월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첫 협업 사실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현대차의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이 전장 분야에서 동맹을 맺은 것으로,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차량용 반도체의 주요 고객을 확보했고, 현대차는 핵심 경쟁력을 보유한 든든한 공급선을 우군으로 두게 됐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은 일반적인 부품 공급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도가 중요하다. 공급계약을 한 번 체결하면 10년 이상 장기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판매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가 현대차에 공급하는 것도 처음이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결단이 이같은 협력관계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간 공감대가 없었다면 이같은 협업이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선대 회장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재계에서 오래된 앙숙 관계였다. 재계 순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1990년대 들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완성차 시장 진출을 시도했고, 당시 현대차그룹은 삼성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반대했다.
두 대기업은 2014년 9월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입찰을 놓고도 맞붙었다. 현대차그룹은 10조5500억원의 입찰가를 써내 삼성전자를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벌어진 첫 대규모 입찰경쟁이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2015년 이 부회장이 그동안 업무용차로 이용했던 현대 에쿠스 대신 쌍용 체어맨으로 갈아탄 것을 놓고 재계 일각에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2020년 5월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단독 공식회동을 하면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됐다. 이 부회장은 2020년부터 업무용으로 제네시스 G90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부친의 장례식 때는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왔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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