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축협’ 현안 질의 실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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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9월 25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https://youtu.be/uagmjNAPkVI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공정이라는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그 과정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국회 현안 질의가 끝난 뒤에도 국민적인 비판과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문성: 안녕하세요?
◎송영석: 어제 오전에 시작해서 밤 8시에 끝났다고 들었습니다. 현안 질의에 참고인 신분으로 가셔가지고 쭉 지켜보셨을 텐데, 어땠습니까?
▼박문성: 개인적인 마음은 많이 착잡했습니다. 씁쓸하기도 하고요. 제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 25년을 축구 쪽에 있었는데 축구가 축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이렇게 했다는 것이 그랬고, 또 하나는 어제 축구협회에서 나오신 분들의 이야기, 답변을 들으면서 아, 이거밖에 되지 않는 거구나, 이렇게밖에 해명 못 하는구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도 못 하고 있구나, 우리가 정말 큰 잘못을 하고 있었구나, 협회가. 이런 걸 다시 한번 느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착잡했습니다.
◎송영석: 그동안 난맥상을 드러냈던 감독 선임 과정을 어제 여야 의원들이 촘촘히 짚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좀 놀랐는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당사자들은 문제가 없다는 거 아니에요? 문제가 없다고 하니 그러면 자료를 좀 내놔라, 자료 제출도 거의 안 했다는 거 아닙니까?
▼박문성: 그렇죠. 무엇인가 사실에 대한 입증은 구체적인 자료로 해야 되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라는 말로 해명할 수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워낙 의혹이 많았기도 했고요. 저는 어제 많은 팬들은, 많은 국민들은 과정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게 왜 문제냐라고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면서 누군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나? 이런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어제도 현안 질의가 쏟아졌지만, 또 축구협회도 어느 정도 인정을 했지만, 전강 위가 마지막에 진행되면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가, 위원장이 전임 위원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하는데 그 위임을 받게 정관에 맞게 이루어졌는가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 거를 어느 정도 시인을 했죠.
◎송영석: 질의가 쏟아졌는데.
▼박문성: 그렇죠.
◎송영석: 제대로 답변을, 얼버무리다가 어쨌든 결국에는 시인했다는 말씀이잖아요. 그렇죠?
▼박문성: 그렇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임생 이사가 정해성 전 위원장의 권한을 위임받으려고 한다면 이사회의 추인을 받아야 됩니다.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이사회에게 인정을 좀 받아야 되겠죠. 그런 과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거는 절차상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죠.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문제가 없다고 얘기해요. 그러니까 완전히 인식이 다른 거죠. 그래서 제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나 이런 생각을 했던 건데, 많은 사람들은 우리는 결과 못지않게 그 결과가 이루어지는 과정, 절차를 들여다봅니다.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문제를 짚죠. 그런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다 그거는 관례야. 그렇게 해왔는데 왜 그게 문제라고 얘기합니까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제 사람들이 스포츠도 그렇지만 모든 사회에 있어서 우리는 결과만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그게 얼마나 공정했는지, 얼마나 절차적으로 민주적이었는지를 다 보는 건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옛날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결과만 이루어지게 되면 과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송영석: 어제 현안 질의 상황 영상으로 준비했는데 잠시 보고 이어가도 될까요? 보시죠.
<녹취> 홍명보 / 축구대표팀 감독 (어제)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은 기간 동안 팀을 강하게 만들어서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 내는 게 저의 임무라고...
<녹취> 박수현 / 국회 문체위원 (더불어민주당) (어제)
정몽규 증인은 이런 감독 선임 절차에 관한 국민적 의혹이 그냥 의혹에 불과하고 전혀 하자가 없다, 이런 주장이십니까?
<녹취> 정몽규 / 대한축구협회 회장 (어제)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기헌 / 국회 문체위원 (더불어민주당) (어제)
홍명보 감독님을 7월 5일날 유럽 갔다 와서 만나셨다고 했는데 어디서 만나셨습니까?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어제)
집 근처 빵집 같은 데서 만났습니다. 그 빵집은 홍명보 감독님이 알고 지내시는 지인이라 그래서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송영석: 홍명보 감독,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몽규 회장,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식이 거의 비슷하네요.
▼박문성: 그래서 제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인 거죠.
◎송영석: 다른 세상 같다.
▼박문성: 그러면 지금 모든 국민들이나 팬들이 그동안 얘기했던 것들은 다 허상을 보고 얘기했다는 거죠.
◎송영석: 일단은 지금까지 상황은 그냥 덮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마지막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겠다, 이런 얘기까지 했는데 현장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박문성: 사실 되게 쓴소리도 많이 나왔고 허탈한 반응도 상당히 많이 나왔죠. 그러니까 봉사라는 단어만 놓고 보죠.
◎송영석: 홍 감독이 쓴 표현이죠, 마지막 봉사.
▼박문성: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봉사하겠다. 굉장히 적절치 못한 표현이죠. 이번에 특히나 국내 감독, 홍명보 감독을 데려오면서 외국인 감독에 준하는 연봉을 주기로 했습니다. 지금 공개하진 않았지만 한 20억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자리가 20억을 받으면서 봉사하는 자리가 있겠습니까? 그런 자리는 없습니다. 또 하나는 대표팀은 간절하게 그 능력이 되는 사람이 모든 걸 쏟아부어서 하는 자리입니다. 저는 그 홍명보 감독이 얘기한 봉사라는 말에는 축구 대표팀이 어려우니, 지금 한국 축구가 어려우니 내가 도와주는 거야라는 시혜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저는 그 단어가 갖고 있는 어떤 태도라고 할까요? 왜 그 자리를 나 아니면 안 되나요? 홍명보 아니면 안 되나요? 어려우니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하니까 내가 봉사하려고 하는 거야라는 말을 쓰잖아요.
◎송영석: 국민들께서 듣기에도 좀 불편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박문성: 그럼요. 그 자리는 봉사하려고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정당한 돈을 받고 열심히 일을 해야 되는 자리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결과로 증명해야 되는 자리고요.
◎송영석: 영상에서 봤습니다만 이임생 이사가 빵집에서 만났다, 홍명보 감독 결정할 때. 그 빵집에서 만나서 이렇게 하는 것이 면접으로써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질타도 있었습니다만 그 장소가 빵집이었냐 아니냐, 이런 질문까지 나오는 걸 보고 저런 질문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했는데, 그만큼 의원들도 이 축구협회를 못 미더워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 느낌을 주더라고요.
▼박문성: 그러니까 사실 그게 논쟁을 해야 되는 일일까요? 그러니까 많은, 우리가 이번에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 예를 들면 서류를 제출해야 되고 면접 점수를 받아야 되고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누군가를 채용할 때는. 감독을 선임할 때는 그 어떤 정관이라든지 만들어놓은 규약에 맞는 채점표가 있겠죠.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그래서 그거에 맞춰서 나머지 2명, 바그너와 포옛이라는 외국인 감독은 면접을 했고 제출을 했고 영상이라든지 분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집 앞에 찾아가서, 저는 빵집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송영석: 그렇죠.
▼박문성: 어떤 공개 채용을 하는데, 어떤 회사가 사원을 뽑는데 그 집 앞에서 가서, 밤 11시에 가서 문을 두들겨서 우리 회사에서 일해달라고 이야기를 합니까? 그런 부탁을 합니까? 그리고 그거를 어떻게, 그게 면접이건 면담이건 어떻게 그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누가 보더라도 부탁한 거고 누가 보더라도 특혜를 준 거죠. 왜 홍명보 감독은 서류는 제출을 안 합니까? 왜 홍명보 감독은 면접을 제대로 보지 않습니까?
◎송영석: 그 서류가 없는 거 아닙니까?
▼박문성: 제출을 안 했죠.
◎송영석: 다른 해외 감독 후보들은 채점표나 어쨌든 그 지원을 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한 자료가 있다는 얘기를 어제 박주호 위원이 했었나요? 나왔던 것 같은데...
▼박문성: 네, 박주호 위원이 어제 나왔었고 그동안 10차 그리고 임시회의까지 하면 11차 회의가 진행됐는데, 그 앞서서 많은 감독들 같은 경우는, 저도 직접적으로 봤지만, 관련한 PPT도 제출하고 그다음에 자기가 한국 대표팀을 그동안 분석한, 어떤 감독 같은 경우는 무려 1시간짜리 분석 영상을 제출했습니다, 축구협회에. 그런 모든 사람을 뽑기 위한, 감독을 뽑기 위한 필요한 자료들을 제출을 했는데, 홍명보 감독은 그런 과정이 완전히 생략되지 않았습니까?
◎송영석: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에 자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 인상을 줬거든요, 어제? 의원들이...
▼박문성: 아니, 자료가 없습니다.
◎송영석: 없습니까?
▼박문성: 없습니다. 그런 제출... 왜냐하면 그거는 이미 다 이야기를 했지만, 집 앞에 찾아가서 부탁을 한 걸잖아요, 해달라고. 그러면 그전에 만약에 서류나 이런 걸 제출한 적이 없어요. 그전까지는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기 바로 일주일 전에 뭐라 그랬냐면 협회를 굉장히 나무랍니다. 이런 식으로, 이런 프로세스로, 이런 과정으로, 이런 전강위의 운영으로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 이것은 모든 원칙을 스스로가 무너뜨리는 행위다라고 협회를 공개적으로 굉장히 비난을 하죠. 비판을 합니다. 그래서 이미 이렇게 선임되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니 당연히 거기도 제출하지 않았죠. 이런 상태에서 일주일 뒤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잘못된 시스템에 의해서 자기가 뽑혔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전에는 이렇게 잘못된 시스템으로는 감독을 뽑아선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자기가 비판했던 잘못된 시스템으로 자기가 선임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불공정하지 않다. 이걸 어떤 사람이 논리적으로 납득을 하겠습니까?
◎송영석: 어쨌든 홍명보 감독을 이제 최종적으로 빵집에서 선임한 이임생 총괄이사가 어제 현안 질의 과정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거든요? 그 영상 잠깐 보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민형배 / 국회 문체위원 (더불어민주당)(어제)
이 문제는 축구협회 행정 역량이 엉망이라는 뜻이에요. 아니, 무슨 일을 해 가려면 홍명보 감독을 만들고 싶으면 이를테면 다 규정과 절차를 밟아서 만들면 될 거 아니에요. 그 정도는 안 됩니까? 아니면 축구협회가 원래부터 이렇게 조직 자체가 기본도 갖춰지지 않는 엉터리 조직이라는 뜻이에요.
<녹취> 이임생 /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어제)
제가 사퇴하겠습니다. 위원님, 이거는 제 명예가 달린 일이라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절대 명예로서, 제가 통화를 안 하고 동의를 안 받은 거는 절대 이거 저 동의를 못 하겠습니다.
◎송영석: 끝에 보니까 울먹인 것 같은데, 이 모습을 보고 이제 오전 내내 사실 추궁을 받았거든요, 이임생 이사가? 집중적으로 추궁을 받았죠. 그런데 이제 이 상황을 보고 들었던 인상은, 좀 폐쇄적인 축구협회라는 조직에서 이른바 왕회장이라는 회장을 모시고 있는 간부들이 하고 싶은 얘기, 해야 되는 얘기를 할 수 없는 그 상황에 대한 어떤 답답한 마음이 보였다고 할까요?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임생 이사가 이렇게 그 자리에서, 의원들 앞에서 사퇴하겠다, 이런 발언을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문성: 바로 앞자리에 정몽규 회장이 앉아 있었습니다. 리더답지 못하죠. 사실 이렇게 문제가 생겼으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자기가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게 리더입니다.
◎송영석: 그렇게 했으면 이 이사가 저럴 필요도 없죠.
▼박문성: 그렇습니다. 어제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점심 식사까지 포함하면 밤 8시에 끝났는데, 그 총 10시간 동안, 식사 시간 포함을 해서요. 내내 똑같은 얘기를 합니다. 그것도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고민해보겠습니다. 신중히 생각하겠습니다. 어떤 것도 인정하지도 않고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모든 국회의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나와서 계속 질타하고 국민들도 계속 질타하는 상황 속에서 리더고 책임 없다고 얘기하면 결국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되겠죠. 그러니 저렇게 사태가 빚어지는 거죠.
◎송영석: 정해성 전 위원장도 사퇴를 했었잖아요. 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박문성: 저는 큰 결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어제 정해성 위원장이 왜 사퇴했냐, 바로 그것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 그랬더니 건강상의 이유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걸 믿을 사람은 없어요. 이게 상황을 놓고 보더라도 회장에게 보고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퇴 의사를 밝힙니다. 원래 내일부터 출장도 가야 되고 되게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그동안 5개월, 6개월을 끌어왔던 사람이 회장에게 보고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몸이 아파서 사퇴를 한다? 이제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그건 다른 거겠죠.
◎송영석: 영상에서 봤듯이 이임생 이사는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제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사퇴 요구라든가 아니면 지금 문체부 감사가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그 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을 때 어떻게 할 거냐, 사퇴, 일축했습니다. 이 과정까지 좀 지켜본 뒤에 박문성 위원이 어제 참고인으로서 한 발언도 화제가 되고 있더라고요. 왜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눈치를 보지 않는지 생각해봤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발언은 왜 하신 겁니까?
▼박문성: 답답해서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팬들이 그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고 많은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지적을 했는데, 왜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지? 우리 홈 경기를 하는데 팬들이 와서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칩니다. 그런데 왜 그 이야기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지 않지? 왜 그러지? 라는 생각을 해봤던 거죠. 생각해보면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회장이나 우리랑 다른 삶을 살았죠.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워낙 높은 곳에 살았습니다. 우리하고는 생각이 좀 다르구나. 그래서 우리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구나, 이것도 있었고. 또 하나는 축구협회를 구체적으로 우리 팬들이나 국민들이나 혹은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들도 제대로 들여다볼 수가 없어요. 제대로 그 어떤 영향을 미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축구협회장은 우리가 뽑는 게 아니죠. 그들이 뽑아놓은 선거인단으로 체육관 선거로 뽑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문제의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죠.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게 문제인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건 문제가 안 되니까요. 누구도 이거에 대해서 태클을 걸거나 평가할 수 없습니다. 축구협회라는 조직이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축구협회나 이런 데가 닫혀 있으면 안 된다, 열려야 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논의해야 된다. 저는 축구라고 하는 건 구체적인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경기력과 과정에서의 눈물과 땀을 판 거라고 한다면, 그걸 공감하는 거라고 한다면 그거를 즐기는 사람들, 그걸 지켜보고 있는 팬들의 마음을 함께 갈 생각을 해야죠. 어떻게 이렇게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팬들에게 경기장에 오라고 얘기를 합니까? 우리는 왜 가야 됩니까, 그러면? 우리의 말을 귀 기울여주지 않으면.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송영석: 내부에서 뭔가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좀 이제까지 조금 계속해서 쌓여온 문제가 터진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박문성: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정몽규 회장 체제만 놓고 보면 10년이 지났습니다. 벌써 3선을 하고 있죠. 더 길게 보면 현대가가 축구협회를 이끈 걸 놓고 보면 그게 1990년대 이야기니까 벌써 30년이 넘는 이야기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곳에서 이 축구협회를 이끌어왔죠. 거기에는 그동안 동일한 네트워크, 동일한 인맥이 계속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곳의 사람들이 가서 여기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러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이런 문제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봅니다.
◎송영석: 그런데 왜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눈치 보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해봤다, 그 부분을 생각해봤다는 박 위원의 지적에 정몽규 회장이 답을 했네요. 잠시 한번 들어볼게요.
<녹취> 정몽규 / 대한축구협회 회장 (어제)
박문성 해설위원께서도 유튜브를 하시지만 상당히 팔로우가 60만이고 어떻게 보면 신문 기사나 방송보다도 더 영향력이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뭐 신문이나 방송 같은 경우에는 만약 잘못된 기사가 나오면 저희가 정정 보도를 언론 중재로 해서 정정 보도를 할 수 있고 그런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뭐 SNS에서 뭐라고 그러는 거는...
◎송영석: 박 위원, 정 회장이 저렇게 나올 거라고 예상했나요?
▼박문성: 일단은 저희 채널을 얘기해 주셔가지고 감사하고요. 적절치 않죠. 그러니까 어떻게 적절치 않냐면,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는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하면 됩니다. 특히나 저런 방식은 내용 가지고 이야기를 했더니 메시지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고 메신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인데,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송영석: 어제 정 회장 면전에서 모든 축구협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 사퇴밖에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박문성: 네, 그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습니다. 그리고 어제 현안 질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굳어졌습니다. 그러니까 크게 보면 이런 거죠. 저는 되게 충격적이었던 건, 이게 문제가 어느 정도 있지만 이걸 우리가 잘 극복해보겠습니다, 저는 이건 줄 알았어요, 협회가. 그런데 어제 들으면서는 이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문제가 없었다는 거예요. 저는 되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아,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러면 지금까지 왔던 수많은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도 똑같이 그런 행동을 하고 그런 똑같은 어떤 것들을 반복할 때 똑같이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할 거예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의 상식적인 눈높이로 봤을 때 이것들은 굉장한 많은 문제들이 있는 겁니다. 어떻게 승부 조작범을 기습 사면했던 게 어떻게 문제가 없습니까? 클린스만을 선임했던 게 어떻게 문제가 없습니까?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해서 황선홍 감독을 겸임했던 게 왜 문제가 없습니까?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던 게 왜 문제가 없습니까? 그러면 또 반복한다는 얘기인가요? 저는 그래서 정몽규 회장 체제가 계속 가는 한 지금 이렇게 문제가 쌓여왔던 것들이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저런 판단들을 했다면 이어지면 똑같은 판단들을 하겠죠. 그러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영석: 정부의 감사 결과가 다음 주 수요일 날 중간 결과가 발표되지 않습니까?
▼박문성: 문체부의 감사 결과입니다.
◎송영석: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정몽규 회장, 이미 유인촌 장관은 공개적으로 연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어떤 얘기는 없습니다. 4 연임 할 거라고 보십니까?
▼박문성: 제 개인적인 생각을 물어보신다고 한다면 그만하셔야죠. 그런데 정몽규 회장이 어떻게 할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내내 국회의원들이 물어봤을 때 똑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신중히 생각하겠다. 그런데 진짜 한국 축구를 그동안 사랑하셨다고 한다면, 앞으로도 사랑하신다고 한다면, 혹은 지금까지 십몇 년 동안 함께해왔던 집행부라든지 많은 함께 일했던 축구인들을 정말 아끼신다면 당신이 책임지시고 그걸 끌어안고 그만하셔야죠. 그걸 끌어안지 않고 그 문제를 그대로 놔두면 그 돌덩이를 밑에 있는 사람들이 다 짊어져야 됩니다. 정말 리더답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상황은 이렇게 됐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그 돌덩이를 당신이 짊어지는 게 맞습니다. 그게 리더입니다.
◎송영석: 다음 주부터 감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또 논란이 커질 텐데, 그때 또 한 번 모셔서 얘기 들어보기로 하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문성: 네, 감사합니다.
◎송영석: 박문성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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